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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성차별' 대전MBC, 여성 아나운서 보복성 해고 수순인권위 진정 이후 차례로 프로그램 하차 통보…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MBC, 채용 성차별 시정해라”
김혜인 기자 | 승인 2019.10.01 14:13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남녀고용평등법 위반하는 MBC는 공정 보도를 할 자격이 있는가”. 여성단체, 녹색당 등으로 구성된 ‘채용성차별공동행동’이 1일 상암 MBC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외쳤다.

지난 6월 대전 MBC 여성 아나운서들이 대전 MBC를 상대로 국가위원회에 '채용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자 대전MBC는 이들을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는 등 사실상 ‘해고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채용성차별공동행동은 ‘MBC 여성아나운서 채용성차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MBC는 채용 성차별을 시정하라”고 외쳤다.

1일 상암 MBC앞에서 열린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의 <채용하면 뭐하니? MBC의 전지적 성차별 시점-MBC 여성아나운서 채용성차별 규탄 기자회견> 모습 (사진=미디어스)

이 자리에서 김지원 대전MBC아나운서는 지난 6월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 이후 사내 업무에서 배제되는 사실상 ‘해고 수순’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김 아나운서는 “대전MBC에는 정규직 여성 아나운서가 없다. 지난해 5월 신입사원 정규직 공채가 시작됐고 채용공고에는 ‘성별제한 없음’이라고 돼 있지만 ‘남자 아나운서 자리’인 것을 누설하지 말라는 내부 지시가 있을 정도로 남성을 뽑는 시험인 것이 명백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김 아나운서는 정규직 남성 아나운서와 프리랜서 여성 아나운서는 모두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으나 인정받는 노동 가치가 달랐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여성 아나운서들도 사내에서 상시적인 업무 지시를 받으며 방송업무를 수행했으며 업무 수행 정도는 남성 정규직 아나운서와 같았지만 기본급, 연차휴가, 임금 등에서 차별 받았다고 밝혔다. 

대전MBC 입사 5년차인 유지은, 2년차인 김지원 아나운서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채용 차별’을 시정해달라며 진정서를 냈지만, 진정 이후 이들은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 진행, TV프로그램에서 차례로 하차 통보를 받았다. 현재 대전MBC 홈페이지 아나운서 소개란에서 김지원 아나운서의 프로필은 삭제된 상태다.

김 아나운서는 “불합리함에 문제를 제기한 결과가 이렇다. 앞으로 누가 나설 수 있겠냐”며 “회사는 저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개편이라는 강력한 권력을 무기삼아 존재감 없애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이날 기자회견장에 모인 20여명의 활동가들은 채용성차별이 대전MBC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16개 지역MBC에 근무하는 여성 아나운서 40명 가운데 정규직은 11명이었다. 반면 남성 아나운서는 전체 36명 중 31명이 정규직이었다. 

권박미숙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는 “두 아나운서가 인권위에 낸 진정서를 읽어보니 MBC 내부에서 공공연하게 ‘여성은 연령을 이유로 적시에 퇴출하기 위해’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는다는 말이 오갔다”고 전했다. 이어 “이건 한국에서 일하는 모든 여성의 싸움이다. MBC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채용성차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영희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노무사는 “아나운서들이 강력해보이는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노동부에 진정하지 않고 권고를 할 수 있을 뿐인 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이유는 차별에 대한 벌금이 고작 500만원이 전부이며 구제책은커녕 서류 폐기로 피해갈 수 있는 법제도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 노무사는 “정부와 국회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채용 성차별 금지 위반에 대한 처벌 조항을 상향 조정하고 채용상 성차별을 포함한 고용 전반의 성차별에 대한 심의와 피해구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용성차별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똑같은 채용 공고로 지원해서 들어왔는데 남성은 정규직이고 여성은 특수고용이다. 똑같은 업무를 하고 있는데 남성은 월 5백만원을, 여성은 3백만원의 임금을 받는다”며 “여성은 노동자가 아니냐”고 성토했다. 

이어 “대전MBC는 유지은, 김지원 아나운서에 대한 보복성 계약 해지를 당장 철회하고, 채용성차별에 대해 사과해라. 같은 직종에 대해 성별 분리 채용의 차별을 하고 있는 지역 MBC는 근로조건 차별을 시정하고 여성 아나운서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1일 상암 MBC앞에서 열린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의 <채용하면 뭐하니? MBC의 전지적 성차별 시점-MBC 여성아나운서 채용성차별 규탄 기자회견> 중 채용차별 퍼포먼스를 벌이는 모습 (사진=미디어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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