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최근 들어 네이버와 뉴스 제휴평가위원회를 비판하는 지역 언론 관련 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언론을 배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언론 배재'라는 총론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 다만 총론을 구성하는 각론이 충실한 가는 따져볼 문제다. 한편의 다른 지역 언론 관계자들은 네이버가 상황이 열악한 지역 매체에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목소리를 내는 곳이 지역의 언론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다. 지역 언론 관계자들은 네이버의 우수 지역 매체 발굴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역 언론을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는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부산 광안대교 러시아 화물선 충돌,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는 지역 신문 이 가장 먼저 발굴 보도했지만 네이버 검색결과는 지역 기사를 보고 뒤따라 쓴 전국지의 기사로 채워졌다 ▲모바일 콘텐츠제휴 언론사·모바일 구독 설정란에 지역 언론이 없다 ▲제휴평가위 내에 지역 언론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추천 단체가 없다 등이다.

▲ 네이버 뉴스 화면에는 인링크 매체만 노출된다 (사진=네이버 화면 캡쳐)

실제 지난 2월 부산일보는 광안대교 화물선 충돌 사고를 가장 먼저 보도한 언론사다. 하지만 네이버 뉴스 메인화면에 부산일보 기사는 노출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난 후 뉴스 클러스터링(관련 뉴스 묶음 시스템)에서 타 매체에 밀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지역 언론이 겪고 있는 문제는 중앙지·인터넷 언론도 동일하게 부딪치는 문제점이다. 특정 사안을 단독·최초 보도한 언론사의 기사가 네이버 뉴스 메인화면에 뜨지 않는 것은 지역 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다. 네이버는 뉴스 메인화면에서 인링크 매체 기사만 전제하고 있어, 아웃링크 매체는 언제나 배제된다. 인링크 매체가 단독·최초 기사를 작성해도 메인화면에 노출되지 않는 상황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지역 언론이라는 이유로 네이버 기사배열에서 차별받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 클러스터링 서비스는 기사의 내용·분량·조회 수를 기준으로 정렬 순서를 정하고 있다. 중앙 언론이냐, 지역 언론이냐는 클러스터링 서비스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제휴평가위 위원 추천 단체에 지역 언론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단체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제휴평가위 사업자 단체에는 일부 대형 언론사 소속 협회만 소속되어 있다. 전국 신문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신문협회가 제휴평가위 구성 단체에 포함되어 있지만, 한국신문협회는 중앙 언론의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역 언론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제휴평가위 내 사업자 이해단체가 들어가는 것은 논쟁의 대상이다. 전국 모든 언론인을 대변할 수 있는 조직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특정 이해단체가 들어간다면 또 다른 배제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모바일에 지역 언론이 배제된 것은 맞다. 제휴평가위는 ‘인링크 매체’를 선정할 때 PC와 모바일을 구분하지 않는다. 인링크 매체로 선정되면 자동으로 PC와 모바일에 적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PC 인링크 매체인 부산일보·매일신문·강원일보는 모바일 인링크에서 배제되어 있다.

2016년 제휴평가위가 탄생하기 이전 인링크 매체들은 모바일 인링크 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다. 부산일보·매일신문·강원일보를 포함한 다수 언론은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모바일 인링크를 거부했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 활성화에 성공한 언론사는 드물었고, 제휴평가위가 탄생한 후 많은 언론사가 모바일 인링크 제휴를 선택했다.

지역 신문 관계자는 “제휴평가위가 만들어지고 모바일 인링크에 들어가려 했지만, ‘지역 언론에 대한 정책이 없으니 기다려달라’는 대답을 들었다”면서 “기다리다 보니 현재 상황까지 왔다”고 털어놨다. 제휴평가위 측은 “부산일보·매일신문·강원일보에 대한 모바일 인링크 입점 재평가를 할지, 아니면 그냥 모바일 인링크 제휴를 맺을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뉴스 정책에서 지역 언론이 빠져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포털의 지역 언론 정책이 일부 지연 신문사에게 혜택을 주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는 점이다. 즉 “어떤 지역 언론에 어떤 형태의 지원을 해야 하는가”이다.

▲(사진=연합뉴스)

지역주민은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거나, 개별 언론사 홈페이지를 직접 접속해야지만 지역 언론사의 뉴스를 볼 수 있다. 유력 언론의 기사는 이용자에게 무작위로 노출되지만 지역 언론 기사는 이용자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지만 접근할 수 있다. 지역주민과 지역 언론에 대한 네이버·제휴평가위의 고민을 필요한 지점이다.

옥천신문의 황민호 제작실장은 “네이버와 제휴평가위가 뉴스 제휴 대상에 지역 매체를 추가하는 것을 넘어 공급 방법에 대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민호 실장은 “(포털의 지역 언론 지원 정책은) 단순히 지역 매체를 인링크·아웃링크에 추가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어떻게 하면 지역뉴스를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네이버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민호 실장은 “현재는 언론사가 제휴평가위에 입점 신청을 하고, 제휴평가위가 이를 심사하는 구조”라면서 “포털은 지역 언론을 심사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먼저 지역 언론에 다가가야 한다. 좋은 지역 매체를 발굴하고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민호 실장은 “지역 신문 지원의 주체가 네이버가 되어선 안 된다”면서 “지역신문발전위원회나 문화체육관광부 같은 기관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온라인 매체 뉴스민의 천용길 편집장은 기초지방자치단체 기반 언론사에 대한 뉴스공급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천용길 편집장은 “광역권 신문사뿐만 아니라 기초자치단체 기반 지역 언론 중에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매체가 있다”면서 “이런 매체의 콘텐츠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천용길 편집장은 “위치기반 뉴스 서비스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치기반 뉴스 서비스는 네이버가 이용자의 인터넷 접속 장소 주변 지역 언론 기사를 일정 정도 노출하는 것을 뜻한다. 포털이 위치기반 뉴스 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해선 이용자에게 위치정보 제공 동의를 받아야 한다.

천용길 편집장은 지역 언론의 자성을 촉구했다. 천용길 편집장은 “제휴평가위가 검색 제휴의 폭을 넓히면서 지역 매체의 어뷰징 기사 문제도 함께 커졌다. 지역 유력 신문사들도 어뷰징 기사를 작성하곤 한다”면서 “이런 매체를 제재하지 않은 가운데 지원책을 논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황민호 실장은 “네이버에서 ‘옥천’을 검색하면 같은 보도자료를 다룬 기사가 10개씩 나온다”면서 “지역 언론이라는 간판을 걸고 있지만 지역적이지 않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언론이 더 큰 문제다. 주민이 알아야 할 정보 대신 필요 없는 기사가 과잉화되어 뉴스의 사막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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