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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완봉, 메이저 최고의 투수로! 괴물 본능 어디까지 진화할까[미디어비평]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9.05.08 16:13

류현진이 다시 한번 괴물 본능을 보여주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5회까지 퍼펙트 경기를 이끈 류현진은 9회까지 4개의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본인 생애 두 번째 메이저 완봉승 경기를 이끌었다. 올 시즌 첫 안타까지 기록한 류현진의 안방 절대무적 기록은 더욱 강하게 각인되었다.

류현진, 애틀란다 잡고 NL 전 구단 상대 승리 기록까지 챙겼다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더욱 강해졌다. 비록 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는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내로라하는 타자들도 손쉽게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투수는 무조건 공이 빠르다고 좋은 것이 아님을 류현진은 다시 증명해내고 있다. 

나이가 들며 구속은 떨어진다. 떨어지는 구속을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제구력이다. 매덕스가 위대한 이유는 핀 포인트 제구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빠른 공은 아니지만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과 상대와 싸움에서 이기는 머리싸움에 능했기 때문에 매덕스는 전설이 되었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1회에 역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류현진에게서 매덕스의 모습이 보인다. 150km 정도를 넘나드는 구속으로 과연 메이저 최정상 투수로 군림할 수 있을까? 류현진처럼 던지면 가능하다. 다양한 구질의 공을 원하는 대로 던지면 누구도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 체인지업, 커터, 투심 포심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슬라이더는 하나도 던지지 않은 오늘 경기에서 양쪽 스트라이크 존 코너를 찌르는 강렬한 제구로 애틀란타 선수들이 쳐내기가 힘들었다. 삼진보다는 맞춰 잡는 투구에 보다 집중한 류현진은 손쉽게 이닝을 마무리해갔다. 5회 17개의 공을 던진 것이 이닝별 투구수 중 가장 많을 정도였다.

9회 완봉승을 올리는 데 류현진은 93개의 공이면 충분했다. 100개도 안 되는 공으로 애틀란타를 완봉으로 제압한 류현진의 마법과 같은 투구는 아름다웠다. 욕심보다는 상대를 파악하고 어떤 식으로 대결해야 할 것인지 너무 잘 알고 있는 그의 피칭은 상대에게 조바심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뛰어난 제구력으로 볼넷을 내주지 않는단 사실을 알고 있는 애틀란타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나선 것도 투구수를 줄인 요인이 되기도 했다. 상대를 힘으로 압박하기보다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없는 제구력으로 맞춰 잡는 경기를 이끈 류현진을 타자들은 1회부터 화끈하게 도왔다.

8회 3점 홈런으로 세 번째 아치 그린 터너 [USA 투데이/로이터=연합뉴스]

터지지 않던 터너가 1회 3점을 시작으로 오늘 경기에서만 3개의 홈런을 쳐내며 확실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홈런 3개로 6타점을 쓸어 담은 터너의 폭발력은 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이끌었다. 애틀랜타 입장에서는 두려운 일이지만, 다저스로서는 벨린저에 이어 터너라는 강타자가 깨어났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벨린저의 올 시즌 현재까지 페이스는 ML 역사를 새롭게 작성할 수준이다. 하지만 터너는 좀처럼 깨어나지 못해 아쉬움을 줬었다. 벨린저 혼자 끌고 가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믿고 있던 터너가 화려하게 깨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다저스에게는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류현진의 강렬함은 5회 아쿠나와의 7구째 이어진 승부에서 드러났다. 풀 카운트 상황에서 몸쪽으로 휘는 마지막 공에 아쿠나가 꼼짝도 못 하고 삼진으로 물러나는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커터의 정석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완벽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이 공이 바로 류현진이었다.

6회 첫 타자로 나선 플라워스에게 오늘 경기 첫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병살로 잡아내며 위기 상황 자체를 만들어내지 않았다. 그리고 류현진을 돕는 확실한 우군들도 많았다. 2루수 먼시의 호수비가 반복되며 5회 1사 후 마케이키스의 잘 맞은 타구를 먼시가 슬라이딩을 하며 잡았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9-0으로 완봉승을 거둔 뒤 미소 짓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유에스에이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1루가 빈 상황에서 류현진이 전력 질주해 베이스커버를 하며 아웃을 만드는 과정은 압권이었다.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투수의 수비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해보면 류현진의 이 백업 수비는 너무 좋았다. 완봉승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7회 2사 2루 상황에서 빗맞은 타구가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듯했다. 이게 안타가 되었다면 완봉도 물 건너가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벨린저가 몸을 날리며 슈퍼 캐치를 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타선에서만이 아니라 수비에서도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벨린저가 류현진의 완봉을 만들었다. 

류현진에겐 운까지 따랐다. 9회 2사까지 잡은 상황에서 도날슨의 타구가 홈런이 되는 듯했다. 우측 낮은 펜스는 홈런이 나오기 쉬운 코스였다. 하지만 넘어갈 듯한 공은 펜스에 맞고 2루타가 되며 다시 완봉의 가능성을 만들었다. 그리고 류현진에게 강했던 프리먼을 상대로 높은 유인구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완봉승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2170일 만의 완봉. 6년 만에 완봉승 경기를 이끈 류현진은 애틀란타를 잡으며 내셔널리그 팀 전체를 상대로 승리를 기록했다.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93개의 효과적인 투구로 완봉승을 이끈 류현진은 괴물이었다. 오늘 완봉으로 류현진의 방어율은 2.03까지 내려갔다. 꿈의 1점대 방어율도 이제 눈앞에 다가왔다. 그 어느 해보다 완벽한 류현진의 괴물 본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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