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편이 이사장인 재단, 조카, 보좌관의 남편 등의 명의로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의 건물과 땅 20곳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앙일보가 본질과 벗어난 색깔론을 꺼내들었다.

18일 중앙일보는 인터넷판에 <손혜원 부친, 독립유공자 심사 6번 탈락뒤 文정부서 됐다> 기사를 게재했다. 중앙일보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 논란으로 번졌다"고 썼다.

중앙일보의 보도는 17일 자유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의 논평을 근거로 이뤄졌다. 한국당은 "손혜원 의원은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여러 특혜를 누려온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며 "지난해 손혜원 의원 부친이 건국훈장을 수여받는 과정도 마찬가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은 "과거 5번이나 신청에서 모두 탈락했지만, 손혜원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지난해 6번째 신청에서 부친에 대한 건국훈장 수여가 손쉽게 결정됐다"고 썼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고 손용우 선생에게 수여되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부인 김경희 씨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손혜원 의원의 권유로 손 의원 가족은 지난해 보훈처의 포상기준 변경에 대한 내부적 논의를 시작하기 2달 전에 미리 포상 신청을 했다"며 "지난해 결정된 독립유공 포상자 177명 중 유일하게 손 의원 가족들은 전화 신청을 했고, 보훈처는 출장까지 나와 손 의원 가족들의 증언 청취를 했다고 한다"고 썼다. 한국당은 "권력형 특혜가 아니면 설명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이같은 한국당 논평에 '색깔론'을 곁들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 손혜원 의원의 아버지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는데, 좌익활동을 했던 인사였다는 내용이다. 중앙일보는 "손 의원의 부친 손용우씨는 지난해 광복절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며 "이와 관련해 한국당이 국가보훈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손용우 씨는 1982·1985·1989·1991·2004·2007년 총 6차례에 걸쳐 보훈신청을 했다가 심사에서 탈락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보훈처 측은 탈락 사유에 대해 '광복 이후의 행적'이라고 적었다"며 "보훈처에 따르면 손 의원의 부친은 광복 후 조선공산당 공산청년동맹 서울지부 청년단원으로 활동한 사회주의 이력이 있다고 한다. 손 의원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몽양 여운형 선생의 청년 비서'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고 썼다.

중앙일보는 신청 시기를 문제 삼았다. 중앙일보는 "손 의원 측은 지난해 2월 독립유공자 포상신청을 했다. 2007년 탈락한 뒤 11년 만"이라며 "그런데 공교롭게도 4개월 뒤인 지난해 6월 보훈처는 사회주의 활동 경력 인사에게도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손 의원의 부친이 애족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 측이 재신청 한 뒤 보훈처를 압박했거나 사회주의 경력 인사에 대한 확대 추진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한국당 관계자의 발언을 덧붙였다.

그러나 손혜원 의원이 밝힌 부친 고 손용우 씨의 독립운동 이력을 살펴보면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지난 8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손 의원은 "친일에 반대하는 데모를 하다가 1941년에 2년 3개월의 감옥살이를 하셨단다"며 "이번 서훈 사유에는 1년 6개월로 나오지만 데모를 하다가 징역이 추가되신 걸로 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보도에서 이러한 이력은 찾아볼 수 없다.

중앙일보는 손용우 씨의 좌익활동 이력을 부각했다. 그러나 광복 이후 한반도에서 벌어진 이념 갈등은 시대적 상황을 살필 필요가 있다.

또한 광복 전 일제에 저항한 독립운동과 광복 후 한 한반도 내의 이념 갈등은 별개로 볼 필요가 있다. 독립운동은 사상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민족의 관점에서 봐야 할 문제다. 광복 전후의 시기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색깔론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손혜원 의원이 직접 부친 손용우 씨의 행적을 밝히기도 했다. 손 의원은 아버지가 서훈 대상으로 선정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좌익 활동 때문이었던 것 같다"며 "아버지는 몽양 여운형 선생의 청년 비서였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사회주의 운동 전력이 있다고 해도 전쟁 이전의 일인데 아버지를 유공자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 억울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