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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스탭의 절규, "염전 노예보다 못해"MBC·tvN·채널A 등 방송사 제작스탭 호소 이어져...."방침 따로 현실 따로, 개선 얼마든지 가능"
송창한 기자 | 승인 2018.07.20 16:3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에서 <이리와 안아줘> 촬영 중인데, 하루 1시간도 못잡니다. (한빛센터가) MBC 사측에 얘기를 한 이후에도 이 현장의 연출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현재 촬영 중인 tvN<아는 와이프>스탭입니다. 요 며칠 쪽잠 1시간을 자고 연달아 출근을 하다 보니 코피가 나는 코를 부여잡고 눈물만 나네요. 드라마 스텝은 사람이 아닙니까? 제작부의 갑질에 아무 말도 못하는 염전 노예보다 못한 존재입니까?"

고 이한빛 PD를 유지를 이어 방송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설립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가 20일 오후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시간>제작발표회 현장에서 'Join! Drama Safe!'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시간>의 전작이었던 MBC <이리와 안아줘>, 현재 제작중인 tvN<아는 와이프>와 채널A <열두밤>스탭들이 한빛센터에 제보한 내용이 공개됐다. 방송사와 프로그램은 다르지만 방송제작 스탭들은 하나같이 '초장시간 노동'을 호소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방송계에 '주 68시간 노동'이 실시된 지 3주 가량의 시간이 흘렀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초장시간 노동에 몸살을 앓고 있는 스탭들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고 이한빛 PD를 유지를 이어 방송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설립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가 20일 오후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시간>제작발표회 현장에서 'Join! Drama Safe!'캠페인을 진행했다. 탁종렬 한빛센터 소장이 현장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미디어스)

자신을 MBC <이리와 안아줘> 스탭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한빛센터에 보낸 편지에서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의 <이리와 안아줘> 촬영스케줄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7일 아침 6시에 상암동 MBC에 집합한 스탭들은 8일 아침 6시에 촬영을 종료했고, 약 한 시간 정도 찜질방 휴식을 가진 뒤 9일 새벽 3시까지 촬영을 이어갔다. 10일에도 스탭들은 새벽 5시 30분에 집합해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촬영을 이어갔으며 찜질방에서 2시간 정도를 휴식하고 아침 7시에 재집합, 12일 아침 6시까지 촬영을 이어갔다. 24시간 가까운 노동을 한 뒤 1~2시간의 휴식시간을 가지고 다시 20시간이 넘는 노동을 하는 스케줄이 반복된 것이다. 

지난달 MBC에서는 드라마 <검법남녀>의 스탭들이 하루 3~4시간 쪽잠을 자며 노동하고 있다는 제보가 공개돼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당시 MBC는 이 같은 제보가 공개되자 즉시 촬영스케줄을 시정했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논의 중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이리와 안아줘>의 경우는 달랐다. 제보자는 편지에서 "(한빛센터가)MBC 사측에 얘기한 이후에도 이 현장의 연출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이 사람은 한결같다. 신고가 들어간 것조차 모르는 사람 같다. 오히려 마지막 씬을 찍으면서 해 뜨니까 세팅 좀 빨리하라고 저에게 닦달을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탁종열 한빛센터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제보자는 해당 편지를 보내기 전 한빛센터에 <이리와 안아줘> 촬영 현장의 열악한 노동 실태를 제보했다. 이후 한빛센터는 MBC 드라마국에 제작 환경 개선을 요청을 했으나 MBC 드라마국은 드라마 제작이 막바지에 다다라 시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고, 결국 해당 편지가 한빛센터로 날아왔다는 것이다. 

이날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MBC관계자는 "MBC는 프로그램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드라마국장이 제작 현장을 돌며 연출진에 제작진 인권 보호 교육을 하고 있고, MBC도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초장시간 노동'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tvN <아는 와이프> 스탭의 편지도 '초장시간 노동'에 고통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제보자는 한빛센터에 보낸 편지에서 자신을 '염전노예'로 비유하기도 했다. 제보자는 "<아는 와이프>촬영 현장은 너무나 열악하고 인권은 무시당하는 최악의 사태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며 "1시간 쪽잠에 20시간 이상의 노동, 급여는 하루치....매번 3~4시간은 딜레이 되어도 스탭들의 기다림이 당연하듯 우릴 부리는 제작사 PD들의 갑질에 넌덜머리가 난다. '나는 염전의 노예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다'는 생각뿐"이라고 호소했다. 

(왼쪽부터) MBC'이리와 안아줘', tvN'아는 와이프', 채널A '열두밤' 포스터

9월 방송 예정인 채널A드라마<열두밤> 촬영 현장도 같은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열두밤>제작 스탭과 실시간으로 소통을 이어온 탁종렬 소장은 "지난 수요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촬영이 다음 날 10시 15분에 종료됐다. 28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잠 한 숨 자지 못하고 촬영을 계속한 것"이라며 "한빛센터는 제보내용을 채널A에 전달했고 채널A는 실태파악 후 개선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어제도 아침 10시 15분에 촬영이 종료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탁종렬 소장은 "(방송사는)'오래된 관행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은 어쩔 수 없다'고 많이 얘기하지만 안판석 감독의 사례, 최근 SBS <친애하는 판사님> 제작총괄 PD가 스탭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환경 개선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빛센터가 접수받은 SBS <친애하는 판사님> 제작총괄 PD가 스탭에게 보낸 편지 내용에 따르면 SBS는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성 인정 등의 조건과 무관하게 근로기준법 취지에 맞춰 드라마 제작 현장의 주당 68시간 노동시간을 준수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SBS는 ▲대본 조기 확보 ▲방송일 3개월 전 촬영 시작 ▲B팀 조기 투입 ▲주5일, 1일 15시간 촬영(휴식시간 2시간 포함) 등의 제작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주제작사 소속 또는 프리랜서 노동자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프로그램 제작진의 노동 환경을 법적 차등을 두지 않고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탁 소장은 tvN <아는 와이프> 제보와 관련해 다음 주 CJ E&M 대표이사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방송 제작환경 개선을 촉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탁 소장은 "<아는 와이프>는 '스튜디오드래곤'과 '초록뱀미디어'가 공동제작한다. 두 회사는 직전에 <나의 아저씨>를 공동제작 했었다"며 "당시 <나의 아저씨>도 제보가 들어와 CJ E&M을 통해 제작사의 개선대책을 약속 받았었고 두 차례 결방도 했었다. 제작사는 이후 스탭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똑같은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탁 소장은 "CJ E&M은 이한빛 PD 사망 당시 죽음의 원인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책임 인정했다. 재발방지 약속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아저씨>에 이어 이번 드라마까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심각하게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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