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지방권력까지 '움켜'쥐고 '장악'했다며 독선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매체인 중앙·동아일보가 같은 결과를 두고 민의가 반영된 결과라며 보수의 자성과 여당의 겸허한 자세를 촉구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논조다.

조선일보는 14일 '여당 압승... 지방권력까지 움켜쥐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해당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이어 올해 지방선거도 승리를 거두며 입법·행정권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장악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2018년 6월 14일자 종합 1면 갈무리

조선일보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대하는 태도는 관련 사설에서 더욱 뚜렷히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입법·행정·사법에 지방 권력까지 쥔 문 정권, 독선 경계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유례가 드문 대승을 거뒀다면서도 "최근 사법 권력까지도 진보·좌파 성향으로 짜였다. 언론의 정부 비판 기능도 거의 실종된 상황이다. 한국은 완벽하게 진보·좌파 쪽이 장악하게 됐다"며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정말 이런 성적표를 받을 정도로 국정을 잘 운영했는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지난 1년간 실제 국민들 삶은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다"며 소득 주도 성장과 적폐청산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정치·경제분야 국정운영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현 정부가 "일자리 늘리기, 복지 확대, 최저임금 인상,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정도로 가야 할 길 대신 국민 세금을 퍼붓는 포퓰리즘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그런데도 무언가 좋아진 것이 있는 것처럼 이상한 통계 수치를 국민 앞에 제시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또 조선일보는 "정치도 마찬가지다. 갈라진 국민을 통합하겠다더니 적폐 청산이라며 1년 내내 보복만 했다"며 "전 정권의 흠만 잡을 수 있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았다. 대중의 환호를 받을 수 있었지만 두고두고 우리사회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기에 조선일보는 "여권의 대승은 북핵 이벤트에 큰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화려한 쇼의 막후에선 북한 핵 보유가 굳어질 수 있는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대체 어떻게 해왔길래 2005년 9·19 합의보다 훨씬 못한 합의를 들고 '잘됐다'고 선전하는 지경이 됐나. 그래도 온 부처가 북한에 돈 퍼줄 계획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설]입법·행정·사법에 지방 권력까지 쥔 文 정권, 獨善 경계해야> 조선일보 6월 14일자 오피니언 35면

종합하면 현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 속고, 적폐청산에 환호를 보내며, 북핵 문제 해결의 이면을 보지 못한 국민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진보·좌파 쪽에 표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조선일보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을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으로 잇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지리멸렬한데다 분영까지 된 야당도 여당 대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대안다운 대안도, 새로운 인물 한 사람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도 "이런 야당으론 정권이 폭주하더라도 막을 수가 없다"고 서술했다.

이어 "이제 대한민국 입법·행정·사법·지방 등의 모든 권력이 한쪽으로 쏠렸다. 2020년 총선까지 거의 2년 동안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을 일도 없다"며 "이런 조건에서 정권의 오만과 독주가 일어난다"고 미리 단정하는 듯한 메세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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