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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트럼프,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류근일 "한반도, 김정은과 운동권 합작에 장악"…"김정은의 '체제보장'은 한미동맹 해체"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06.12 09:47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한반도 평화의 명운을 쥔 북미 정상회담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단간 회의 잘 됐다"며 "진정한 합의를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더한다. 복수의 언론이 기대감 어린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는 홀로 트럼프의 '나쁜 거래'를 우려하고 있다.

▲12일자 조선일보 칼럼.

12일자 조선일보는 <트럼프 '나쁜 거래' 하면 대한민국만 '낙동강 오리 알'될 판'>는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에서 류 전 주필은 트럼프가 북한의 CVID 이전에 일단은 북한의 ICBM 폐기를 얻어내는 선에서 김정은에게 '체제 보장'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라며 "이렇게 되면 1948년에 세운 대한민국과 그 지지자들만 낙동강 오리 알처럼 될 판이다. 김정은이 말하는 '체제 보장'이란 한국을 떠받쳐 온 가장 튼튼한 버팀목, 한·미 동맹을 해체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류근일 전 주필은 "한반도 운명은 결국 북쪽의 김정은 전체주의 집단과 남쪽의 '민족 해방 민중민주주의 변혁 운동' 출신들의 합작에 장악됐다"며 "남쪽의 자유민주 세력은 한몫 들기는 고사하고 '보수 패당' '적폐 세력' 낙인이 찍혀 소멸당하고 있다. 이 '우리 민족끼리 혁명'에 중국·러시아는 적극 개입하려 하고, 미국은 냉정한 셈법으로 돌아서려 한다. 한·미 틈새는 이미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류근일 전 주필은 "지금이라도 우리 내부와 미국 조야를 향해 한반도 운명에 관한 '광야의 소리'를 외쳐야 한다"며 "김정은과 마주 앉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명심해야 할지도 일깨워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CVID만 하면 그의 지위와 체제가 보장되고 북한이 부자가 될 것이라 했다. 그러나 이야말로 솜사탕 같은 언변"이라고 강조했다. 

류근일 전 주필은 "김정은은 CVID를 할 생각도 없고 할 수도 없다"며 "그가 리비아의 카다피처럼 죽고 싶어 할 까닭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또 지금의 체제를 변혁하지 않고선 '주민 기준'의 부자가 될 수 없다"며 "북한 경제는 사회주의 중앙 통제 경제(A), 김정은 비자금 경제(B), 장마당 경제(C), 군부 경제(D)로 나뉘어 있다. A는 무너졌고, B는 국제 제재로 위축됐고, D는 주민 복리와는 무관하고, C만이 새로운 생존 수단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류근일 전 주필은 "이 넷 중 유일하게 '부자 될 길'은 그래서 C뿐인데, 이걸 공인하고 확충하자니 정보-인력-물자 흐름이 늘어나 김정은 신격화가 흔들릴 수 있다. 그의 취약점"이라며 "그가 과연 이 위험을 무릅쓰려 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지금의 낡은 A, B, D가 그대로 있는 채 거기다 돈을 퍼준다면 그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고, 악의 공범 행위"라며 "반인륜·반인권 범죄자의 비밀 금고만 채워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영구적 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 입장에서도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시대적 과제다. 물론 류근일 전 주필의 말 대로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핵 폐기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른다"며 국민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한 부분도 이러한 인식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음을 급하게 먹을 것이 아니라 길게 내다보고 진솔한 대화, 남북미의 활발한 교류 등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류근일 전 주필이 우려하는 한미동맹 해체에 의한 주한미군 철수 문제도 북미 회담에서 다뤄질 의제는 아니다. 북미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UN사령부의 제도적 근거가 사라질 수는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 주둔은 정전협정이 아니라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에 근거하기 때문에 북미 회담과는 연관성이 없다. 주한미군 철수 논의에 대해 미국 측은 수차례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북한도 한미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복수의 언론은 북한이 북미 접촉에서 비핵화 조건으로 내세운 것 중에 주한미군 철수는 없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거기에 대해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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