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려가 현실로 전개될 전망이다. 일본 AV 배우 삼인조로 결성된 일본 걸그룹 허니팝콘이 14일에 열릴 예정이던 데뷔 쇼케이스가 열리지 않게 됨으로 이들의 한국 데뷔가 무산되나 싶었다.

하지만 이들의 쇼케이스는 ‘불발’된 게 아니라 ‘연기’된 것이었다. 허니팝콘의 소속사 큔 크리에이트에 의하면 허니팝콘은 내주 미디어 대상으로 쇼케이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례가 없던 해외 성인배우의 한국 가요무대 데뷔가 현실로 벌어질 전망이다.

허니팝콘 SNS 갈무리

미카미 유아와 사쿠라 모코, 마츠다 미코는 일본에서 가수로 활동하다가 성인배우로 전향한 이들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이들은 ‘가수’로 인식하기보다는 ‘성인배우’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허니팝콘은 데뷔하기 전부터 미카미 유아가 ‘지한파’, 한국에 우호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평소 한국 여행을 즐겼으며, 한국 걸그룹 커버댄스를 출 만큼 한국에 우호적인 입장이라는 걸 내세우며 말이다. 하나 더, 앨범 제작비용을 자비로 지출할 만큼 이번 한국 데뷔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어필했다.

하지만 이들은 커버댄스 소화할 실력이라는 퍼포먼스적인 면만 강조했지, 그녀가 AV 배우 이전에 ‘가수’라는 정체성에 있어서의 실력을 충분히 어필하지 않았음에 의구심이 간다. 또한 한국이라는 외국 활동에 있어 필수적이라 할 만한 한국어 구사 능력에 있어서도 가수와 기획사는 구체적인 어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허니팝콘 한국 데뷔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홈페이지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허니팝콘의 한국 데뷔를 막아달라는 온라인상의 항의가 20,000명 이상의 청원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한국 데뷔는 저지하지 못할 것 같다. 결국 기획사인 큔 크리에이트와 이들 멤버들은 이들의 불법 영상을 음성적으로 접한 한국 성인 남성을 ‘잠재적인 고객’으로 삼고 마케팅을 펼칠 전망으로 보인다.

성인배우의 걸그룹 데뷔는 전례가 없는 일임에도 다음 주 한국에서 이들의 데뷔가 현실화된다면, 제 2, 제 3의 성인배우가 선례를 따라 가수 또는 다른 명분으로 성인배우라는 이미지를 세탁하거나 희석하고 한국으로 넘어오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허니팝콘의 한국 가요 데뷔는 K-POP의 이미지 변질과도 직결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수많은 연습생들의 피 땀, 눈물이 가수로의 데뷔 후 K-POP으로 승화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자국에서 가수였다는 이유로 외국 성인배우도 진입할 수 있는 선례가 생긴다면 K-POP 해외 팬의 입장에서도 달갑게 보이진 않을 것이다. 이들 허니팝콘의 한국 데뷔는 단순히 열도의 성인배우가 한국에서 데뷔한다는 차원 이상의 우려를 자아낸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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