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KBS 고대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돌입한 전국의 KBS 기자와 PD, 촬영기자가 천 명을 돌파하며 방송 프로그램의 차질도 잇따르고 있다. 또한 KBS 주요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앵커들이 줄줄이 하차하고 있다.

그러나 KBS경영진은 '31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하라'고 30일 명령했다. KBS 경영진은 이날 "위 시점 이후 계속된 취업규칙 등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사규를 엄정하게 적용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30일 오후 5시 현재 전국적으로 기자와 촬영기자 490명, 피디 676명이 제작거부에 동참해 1,16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30일 오전 7시를 기해 전국의 PD들이 제작거부에 돌입하면서 방송 프로그램이 결방되거나 결방이 확실시되는 등 방송 차질도 잇따르고 있다.

고대영 사장 퇴진을 촉구 중인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의 피케팅 현장 모습.(사진=KBS기자협회)

30일 밤 11시 10분 방영될 예정인 <추적 60분>은 결방이 확정됐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30일 밤 <추적 60분>은 해당 부서 PD들은 물론이고 팀장과 부장급 피디가 전원 예외없이 제작거부에 동참함에 따라 녹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시간대에는 특선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편성될 예정이다.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매주 KBS2TV 일요일 밤 10시 40분에 방영되는 <다큐 3일>은 당장 오는 9월 2일 방영분부터 결방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밖에 <역사저널 그날>, <세계는 지금> 등도 결방이 사실상 확정됐다.

취재 및 촬영기자들의 제작거부 사흘째를 맞아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 결방도 줄을 잇고 있다. KBS 1TV 새벽 5시 뉴스와 마감뉴스는 오는 9월 3일부터 결방이 확정됐다. 앵커가 하차한 KBS 1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도 결방될 예정이다. KBS 2TV <아침뉴스타임>은 메인앵커 이영현 기자가 제작거부에 동참하면서 31일부터 앵커가 김재홍 아나운서로 교체될 예정이다.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앵커들의 하차도 잇따르고 있다. KBS 1TV 오전 6시부터 방영되는 <KBS뉴스광장> 앵커인 김나나 기자가 오는 9월 4일부터 앵커직을 하차한다. 김 앵커는 9월 1일 금요일 뉴스광장 진행을 마지막으로 앵커직을 중단하고 9월 4일 월요일부터 KBS 본사와 전국 기자협회의 제작 거부 및 언론노조 KBS본부 총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2003년 취재기자로 입사한 김나나 앵커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2년 8개월 동안 KBS 뉴스광장을 진행해왔다.

KBS 1TV 오후 4시부터 방영되는 <뉴스집중> 앵커인 김원장 기자와 KBS 2TV 오전 8시 <아침뉴스타임> 앵커인 이영현 기자는 30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앵커직을 하차한다. 김원장·이영현 기자는 31일부터 KBS 본사 기자협회의 제작 거부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8일에는 KBS1라디오에서 오전 8시부터 방영되는 <뉴스와 화제> 앵커 한상덕 기자가 앵커직에서 물러났다.

한편, PD협회 제작거부로 인한 방송 차질도 현실화되고 있다. 언론노조KBS본부는 당초 31일로 예정됐던 KBS1FM의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공연 실황중계가 라디오 PD들의 제작거부에 따른 차질로 중단되는 등 모두 3건의 클래식 공연 실황중계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해당 공연은 이미 실황 중계가 여러 차례 예고된 방송임에도 라디오 PD들의 제작거부로 방송 인력이 모자라 중계가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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