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배우 송선미 남편의 장례식장을 몰래 촬영, 지난 24일 방송에서 내보냈기 때문이다.

MBC<리얼스토리 눈>은 송선미 남편 고모 씨의 피살 사건을 다뤘다. 방송에는 사건이 벌어진 법무법인 직원 인터뷰부터 일본에서 성공한 사업가인 고인 외할아버지의 업적 등 관련 내용이 담겼다. 이날 방송은 6.7%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 전주(5.8%) 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MBC<리얼스토리 눈>

<리얼스토리 눈>은 지난 23일 진행된 고인의 발인식을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취재했다. 상복을 입은 송선미는 화장기 없는 얼굴에 초췌한 모습이었다. 눈물을 훔치며 걸어가는 뒷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강성연, 김나운 등 송선미와 MBC<돌아온 복단지> 출연 배우들이 그를 위로했고, 배우 현빈 등이 보낸 근조화환이 화면에 등장했다.

앞서 유족과 송선미의 소속사 측이 보도 자제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언론매체들은 영상·카메라를 일괄 철수했다. 이에 따라 <리얼스토리 눈>을 제외하면 해당 장례식 관련 영상·사진은 보도되지 않았다. 촬영을 강행한 제작진은 소셜미디어 등에서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리얼스토리 눈>의 촬영은 MBC가 아닌 외주제작사가 도맡아 한다. 외주제작사의 경우, 시청률 높이라는 MBC측의 요구를 받아 자극적인 촬영·방송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앞서 <리얼스토리 눈> 제작진은 교도소 등을 ‘몰라 카메라’로 취재했단 이유로 기소돼,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당시 MBC측은 해당 독립PD들의 소송에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고, 한국독립PD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PD의 사퇴와 MBC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영화<공범자들>의 감독 최승호 PD는 이날 해당 방송에 대해 “‘김장겸 체제의 MBC가 얼마나 무도한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권력을 견제하려는 피디수첩은 죽이면서 연예인의 아픈 가정사를 뒤져 시청률을 올리려 하는 것”이라고 SNS에 글을 올려 비판했다.

최 PD는 “실제 촬영은 외주제작사가 하는데, 이들은 김장겸 체제의 채찍질에 시청률 경쟁에 내몰리는 희생양”이라며 “리얼스토리 눈은 몇년 전부터 책임자인 MBC 간부가 외주사 피디들에게 쌍욕을 하면서 시청률 경쟁을 시킨 것으로 악명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송선미의 남편 고모씨의 유족은 <리얼스토리 눈> 측에 편집·삭제를 요청했고, MBC측은 유족의 요청을 받아드려 해당 부분을 '다시보기'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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