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리환 모 박선영(배종옥 분)은 리환이를 가져 집을 나온 이후 선뜻 찾아가지 못하고 미루어 두었던 아버지와의 묵은 원한을 알츠하이머로 더 이상 정신을 놓기 전에 풀고자 마음먹는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그녀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그녀에게 걸려온 전화, 오랜 투병 생활을 하던 아버지는 그녀의 사과 한 마디를 기다려주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오빠의 원망을 채 듣지도 못한 채 전화기를 떨어뜨린 선영, 힘들게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 그녀는 깊은 잠에 빠져든다. 그리고 며칠 만에 깨어난 선영은 그녀의 아들 리환을 그녀의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만다.가족이란 이름이 지워주는 무게에 대하여 아들을 부정하는 엄마라니! 남자 주인공 리환(이동욱 분)의 엄마 선영
24회. 드디어 주민센터에 들러 자신이 도해강(김현주 분)임을 확실하게 알게 된 도해강은 도해강의 이름으로 최진언(지진희 분)을 사랑으로 받아들인다. 불륜과 생사의 고비마저 갈라놓지 못하는 말 그대로 이 죽일 놈의 맹목적인 사랑이다.이 죽일 놈의 맹목적인 사랑 극 초반 자신의 재판 피해자의 죽음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심지어 자기 아이의 죽음에도 요동조차 하지 않는 아내 도해강에 질려버린 최진언은 이제 다시 도해강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전 아내 앞에서 '사랑에 지쳐서' 아내를 버리려 했다고 고백한다.하지만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아내를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마다치 않고, 심지어 아내의 어머니 빚쟁이에게 맞기까지 했던 최진언의 지독한 사랑은 아이의
은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란 느낌을 준다. 만듦새에 있어 군더더기 없고, 배우들의 연기가 적절했으며, 감독의 과잉조차도 피해 간 삼박자가 잘 갖춰진 영화말이다.엑소시즘, 표현에 따르면 구마(驅魔)는 귀신을 쫓는 의식 또는 일을 지칭한다. 에서 다루고 있는 엑소시즘 자체는 1973년에 개봉한 영화 를 넘어서지 못한다. 소녀의 몸속에 들어간 악마를 사명감을 가진 두 사제가 축출한다는 원론적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따른다. 하지만 이 평범한 엑소시즘의 이야기 구조가 장재현 감독이 구현해 낸 '한국 사회'라는 곳에 오면 특별한 구제 장치로 작동하기 시작한다.사회적 의미를 지닌 엑소시즘 영화는 뺑소니 사건으로 시작된다. 12 악령 중 한 악령이 한
11월 20일 방영된 이 드디어 시청률 10%를 넘었다(닐슨 코리아 기준 10.145%). 그도 그럴 것이 20일 방영된 5회는 그 누구라도 공감할 '모성'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죽고 홀로 자식을 키우는 선우 엄마(김선영 분)는 시어머니의 구박을 의연하게 견뎌냈지만, 결국 친정엄마의 측은지심에 무너지며 시청자의 누선을 자극했다. 민정당사 농성에 가담했다 잡혀가는 큰딸 보라(류혜영 분)를 막아선 엄마(이일화 분)의 애끓는 모정은 또 다른 의미에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남편과 아들 둘을 두고 차마 집을 떠나지 못하던, 그리고 자신의 부재에도 잘 지낸 가족들에게 실망하는 정환 모(라미란 분)의 모정은 바로 우리네 엄마들의 모습 그 자체로 공감을 자아냈다.
김희선이 출연한 90년대의 로맨틱 멜로물 (1998)나
측근이 소속된 집단의 리더는, 소통은커녕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하고 권위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문제가 되었다 한다. ㅇㅇㅇ를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이 리더는 여전히 군대에 있는 듯, 군대 시절의 경험을 고스란히 사회로 확장시켜 주변에 물의를 끼치는 중이다. 남자들이 모이면 군대 다녀온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이유는, 그 군대가 그만큼 자신의 전인생사의 경험을 뛰어넘을 만큼 파격적이고 이질적인, 그리고 그 여파가 이후의 삶에 지대하게 미친 충격적 경험이기 때문이다.대한민국 사회에서 군대라는 건 이른바 조직 사회의 가장 첨예화된 형태를 경험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남자라면 군대를 다녀와야 사람이 된다하고, 그 반대편의 누군가는 인생에서 가장 무용한 시간이라 정의 내리기도 한다. 그 남
10월 30일 2.996%로 시작한 이 4회 만에 시청률 8%를 넘었다(닐슨 코리아 기준 8.251%). 이 정도면 앞선 시리즈에 비해 훨씬 더 빨리 신드롬에 도달하고 있는 중이라 해도 그리 틀리지 않은 평가다. 별 다른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쌍문동 골목 가족들이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역시나 전편에 이어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 퍼즐의 반복인데도 하염없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묘하다. 그 이유가 뭘까?이 글을 쓰는 기자는 83년에 대학을 입학한 연식이 제법 된 사람이다. 그렇다면 83학번 세대가 본 은 동시대적 공감 그 자체일까? 그런데 이상하다. 동시대, 아니 이미 대학을 졸업한 이후의 이야기인데, 이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나의
10월 23일 발매된 아이유의 앨범 와 관련된 뜨거운 논쟁이 이제 한 고비를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당사자 아이유도 사과를 했고, ‘제제’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했던 출판사 동녘도 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이 일련의 사태를 시작한 당사자와 관련자가 사과 입장을 밝히며 포털에 넘쳐나던 아이유와 관련된 많은 게시글들도 한 풀 꺾여가는 모양새다. 이 시점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시 끄집어내는 것은 무리수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글은 아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아이유의 소속사 '로엔'의 주식이 하한가를 기록했다거나, 아이유의 영업 전략 수정 등은 당사자들의 문제이다. 기획사 로엔은 나름의 돌파구를 찾아낼 것이고, 아이유가 이번 앨범에서 주장하듯 진짜 아티스트라면 이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는 그의 책 를 통해 뒤르캥 사회학의 핵심 개념인 연대(계급적 연대)가 사회적 행위자들을 사회의 중심적 상징에 묶어 두는 '한 다발의 감정'이라 정의 내린다. 하지만, 재독 철학자 한병철은 그의 책 를 통해 이런 공통의 정서, 혹은 감정을 공유하는 계급적 연대가 신자유주의 사회에 있어서는 더 이상 유의미한 감정이 아니라고 주장한다.즉 생산, 그리고 소비의 한계에 봉착한 자본주의는 신자유주의로 돌입하면서, 우리 사회에 모든 연속적이고 공통화된 그 관계와 정서들을 해체한다. 그리고 대신 그 모든 것들을 '감성화'시킨다. 왜냐하면 생산된 사물을 무한히 소비할 수 없지만 '기분'은 그럴 수 있으니까. 그리하여 오늘날의 소비 자본주의는 '구매를 충동하는 자극을 늘이고
11월 10일 의 시청률은 그 전회 13.3%에 비애 0.8%나 상승한 14.1%(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6회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셈이다. 하지만 동시간대 MBC 월화드라마 역시 전회에 비해 똑같이 0.8% 상승한 것을 놓고 보면, 월요일 의 영향력을 반증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시청률과 상관없이 12회 는 흥미진진했으며 감동적이었다. 그런데 이 흥미진진함과 감동의 속내를 한번쯤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 속내가 곧 쉽게 치고 오르지 못하는 이 드라마의 지지부진의 원인이기도 하니까.여섯 마리 용의 산만함 여섯 마리의 용이 날아다니는 이 거창한 이름의 사극, . 하지만 300억
사랑과 복수가 가득한 TV에 생소한 화법의 두 드라마가 있다. 바로 SBS 월화드라마 와 JTBC 금토드라마 이다. 고려 말 권력 투쟁을 다루는 드라마라 생각하며 리모컨을 고정한 에서는 '혁명'이 등장하고, ‘다음 한 발이 절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도 제 스스로 자신을 어쩌지 못해서 껍데기 밖으로 기어이 한 발 내딛고 마는 그런 인간의 이야기’ 은 섬세하게 노동조합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고 있는 중이다.고려 말이란 시대적 배경의 혁명과 2003년 까르푸 노동조합을 배경으로 했음에도 드라마 속 현실은 2015년의 현실을 복기한다. 그래서 드라마 속 '혁명'은 과거의 혁명이 아니라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요, 드라마 속 노동조합으로의 결집은 현실 속 우리의
포로수용소의 아버지 귀도(로베르트 베니니 분)는 아들과 함께 끌려간 수용소의 상황을 아들이 하나의 게임처럼 여기도록 희화화시킨다. 심지어 탈출을 시도하다 끌려가는 마지막 순간에 조차, 아들과 눈이 마주친 아버지는 놀이인 척 웃음기를 머금는다. 그렇게 영화 속 아버지는 아들에게 끝까지 현실의 비극을 숨겼다. 그런 아버지의 지극한 부성에 찬사를 보낸 영화에 칸 영화제는 그랑프리를 안겼다. 아들을 위해 비극적 현실을 놀이로 승화시킨 아버지. 하지만 2015년 대한민국 현실의 아버지는 아들이 꿈꾸는 동화마저도 산산이 짓밟는 존재가 되어버린다.꿈꾸는 아버지, 그 아버지의 꿈에서 허우적거리는 아들 속 1000점 획득 탱크따기 게임이 수용소 상황을 극복하
11월 6일 10회 시청률은 5.4%(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그 전회 4%대로 내려앉았던 시청률이 회복을 한 것이다. 하지만 평균 5%대를 오르내리는 시청률, 은 결국 실패한 드라마가 된 것일까? 시청률, 즉 시청자들이 원하는 재미만을 놓고 보면 은 성공적이지 않은 드라마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그렇다면 과연 성공적인 드라마란 무엇일까란 질문을 던지게 된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드라마가 추구해야 하는 재미란 무엇인가란 질문도 해보게 된다.시청률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프로그램들은 수목드라마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와 같은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이다. 그게 아니면 '막장'이라도 좋으니 사건의 전개
지난 29일 대중문화예술상에서는 최다 천만영화 배우인 오달수 씨가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날 수상 후 오달수 씨는 자신의 수상이 오늘도 대학로 등 연극판에서 땀을 흘리는 후배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는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말처럼 여전히 많은 배우들이 적절한 보상도 없이, 미래를 기약 받지도 못한 채, 연극을 비롯한 많은 연기의 장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오달수 씨처럼 상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그런 그들이 뒤늦게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펼치고 여유롭게 후일담을 늘어놓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훈훈한 장면이 있을까. 화려한 미사여구나 감동 코드 없이도, 그들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시청자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들 테니까. 11월 4일 의 매력은 바로 이 '고
300억이라는 엄청난 제작비와 김명민, 유아인 등 쟁쟁한 출연진으로 화제를 모은 는 변함없는 월화드라마의 강자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13.5%(닐슨 코리아 기준)로 제작비와 출연진 대비 궁색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그에 반해 에 비해 조촐한 규모와 덜 화려한(?) 출연진으로 시작한 은 10회 9.6%(닐슨 코리아 기준)로 비록 1위 수성을 하지 못했지만 꾸준한 2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연출과 번잡한 전개로 호불호가 갈리는 반면, 은 2위에도 불구하고 나무랄 데 없는 연출과 출연진의 호연으로 칭찬이 마를 날이 없다. 입지가 좁은 1위와 여유로운 2위의 현실이다.'욕망'을 향해 달리지만 '사랑'에 걸려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SBS 월화드라마 는 정현민 작가의 KBS 대하드라마 이라는 전작의 무게를 얹고 시작하였다. 하지만 10회을 앞둔 를 두고 그 누구도 의 그늘을 떠올리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정극 버전이었다면, 는 역사라는 밑그림에서 특징적 인물과 사건을 떼어 새로이 그려낸 '퓨전' 사극의 향기가 짙기 때문이다.실질적 악의 축, 길태미와 홍인방 이제 9회를 마친 는 '혁명'을 이야기한다. 고려라는 막장을 극복할 '혁명', 그 '혁명'을 맞이하기 위해 고려는 더더욱 어둠이 깊어만 간다. 백성으로부터 70%를 받던 세율을 90%로 늘리고, 그것도 부족하여 먹고
기회를 놓친 축구 유망주들에게 다시금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함으로써 화제가 되었던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의 후속 프로그램으로 또 한 편의 '청춘' 프로그램이 찾아왔다. '청춘FC'의 화제성을 이어받기라도 하듯, 이번에는 ‘청춘 익스프레스’다.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이 꿈을 다시 찾아주겠다고 했다면, 이번엔 주거 문제를 해결해 주겠단다. 이삿짐이라도 날라주며 그들의 짐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그렇게 한바탕 이사 소동극을 벌이고 11시 50분이 되면 드라마 스페셜 2015가 찾아온다. 역시나 여기도 청춘. 그러나 꿈을 위해 유보된 삶을 사는 청춘답지 않은 청춘의 이야기. 이번 회는 2014 극본 공모 우수작 로, 노량진 고시촌을 배경으로 유예된 삶을 사는 공무원
거리를 걷다 문득 눈에 들어온 시뻘건 테두리의 현수막, 거기엔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는 새누리당의 국정교과서 홍보 문구가 쓰여 있다. 저 얼토당토않은 문구가 고즈넉한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걸려 있다니! 도대체 왜? 저 당이 바보 같아서? 한심해서? 아니, 냉정하게 보면 그게 먹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그것을 읽은 상당수의 사람들은 현재의 국사 교과서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기도 전에, 새누리당이 제시한 '좌경 프레임' 속에서 덜컥 가슴이 내려앉을 수도 있을 터이니. 이런 식이다. 여당은 하루 종일 틀어져 있는 종편을 통해 그들이 제시한 '색깔론 프레임'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사람들을 그 프레임에 걸려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넘어진다. 야당이라고 그리 신통치 못하다.이런
10월 26일 첫 선을 보인 tvN의 월화드라마 은 늦가을 시린 마음을 달래주기에 손색없는 로맨틱 멜로드라마이다. 여느 사랑 이야기와 달리, 드라마는 1회 사랑하는 이의 집에서 자신의 짐을 싸들고 나온 여주인공으로 시작된다. 사랑의 시작이 아닌, 그 끝에서 시작된 드라마는 이 가을 가슴 시린 시청자들을 달래주기라도 하듯이, 주인공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개연성 있는' 관계를 직조해 나가기 시작한다.한집에서 자라났지만 서로가 이성에 눈을 뜰 사이도 없이, 버려질 두려움에 밀려나버린 여주인공, 그런 여주인공의 아버지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배려맨'이 되어버린 남주인공, 그리고 그들 곁에 저마다의 사연으로 포진한 개성 강한 주변 인물들. 그 공감 가는 이야기의 결을 살린 분위기 있는 화면과 그
SBS 주말드라마 의 18회 시청률은 7.6%(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MBC 주말드라마 23.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하지만 드라마 방영 동안이나 이후 각종 게시판에 오르내리는 이 드라마와 관련된 설전을 보면 화제성 면에서는 거의 국민 드라마급이다.를 화제의 중심에 오르내리도록 만드는 주요 요인은 바로 부부였던 도해강(김현주 분)과 최진언(지진희 분)이 최진언의 불륜으로 인해 부부 생활이 파탄이 났음에도, 몇 년이 흐른 후 독고용기가 된 도해강과 만나 다시 가슴 설레는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아이를 잃고 똑같이 상심에 빠졌음에도 그 부부의 위기를 불륜으로 돌파(?)한 최진언은 욕받이가 되었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