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의 가 침체기였던 KBS 드라마에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야심차게 선보인 장혁 주연의 사극 를 편성했지만 동시간대 SBS 드라마에 밀려 고전했던 KBS는, 3월 동시에 시작한 SBS 를 가볍게 물리치고 14.3%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무려 3회 만에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하던 KBS 드라마를 구제한다. ‘역시 김은숙!’이라는 감탄이 나올 만하다.2004년 57.6%란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이래 김은숙 작가는, , , 까지 지난 10여 년간이나 '베스트셀러'의 무게를 견디며 '왕좌'의 자리를 지켜왔다. 과연 그 오랜 시간
3월 7일 tvN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 는 2014년 화제작 의 김홍선 피디와 류용재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카이타니 시노부의 일본 만화 원작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가장 잘 각색된 번안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던 은 그 화제성과 함께 시즌2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런데 이들 김홍선, 류용재 콤비가 선택한 건 이 아니라 이다.물론 전작 이 용두사미의 결말로 인해 물의까지 빚는 상황을 자초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상파에 비해 다양한 장르와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으로 '믿고 보는 tvN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전작 으로 인한 기대, 거기에 역시나 믿
우리에게 익숙한 시리즈물은 주로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 드라마나 영화가 시리즈가 될 수 있는 관건은 바로 '시리즈'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의 존재감이다. 물론, 영화 이나 처럼 오랜 시간 다시 제작되면서 원작 나이대의 캐릭터 유지를 위해 주인공을 달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만 64세가 된 마크 하먼이 여전히 건재하게 리로이 제스로 깁스 역을 유지함으로써 13까지 가는 처럼 대부분 주요 배역들을 중심으로 시리즈의 생명력을 이어간다.그와 달리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출연 배우들의 저간의 사정이라든가 제작비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시즌2의 제작이 용이치 않다. 심지어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마무리된 드라마나 영화들조차, 그 이후 편이 종무소식인 경우
젊은이들의 채널이라 평가받던 tvN이 2016년을 들어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니 변화는 그 이전부터 감지되었다. KBS 주말드라마 를 썼던 소현경 작가의 의 주인공은 마흔 살에 대학 새내기가 된 하노라(최지우 분)였다. 의 김혜수, 그리고 전도연, 고현정 등 중년 여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이 차례로 방영될 예정이다. 그리고 의 후속작 은 중년 가장의 이야기를 다룰 참이다. 에 가장 열광했던 세대는 바로 1988년을 살아낸, 이제는 중년에 접어든 세대이다.드라마만이 아니다. 처럼 중년을 위로하는 토크쇼도 있다. 그래서일까? 막장 드라마를 선호하지 않는 중년층이 이젠 아예 채널을 tvN에 고
2015년 삼일절 특집극으로 MBC 과 KBS 처럼 걸출한 드라마가 방영되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이렇다 할 삼일절 특집 작품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MBC와 KBS는 각각 삼일절 특집 다큐를 준비하여 삼일절의 의의를 살리고자 하였다. 그 중, 와 KBS1의 는 주목할 만한 새로운 내용을 다루고 있다.MBC 다큐스페셜 삼일절 특집으로 이 다룬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이야기이다. 온라인 상에서 움직임이 시작된 재특회(재일 한국인의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는 급격하게 진전된 일본 정치의 우경화를 빌미로
TV라는 매체를 통해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트렌드리더에 가까운 예능은 당대를 가장 발 빠르게 선도해 간다. 먹방이 유행이다 싶으면 진이 빠질 때까지 먹방을 우려먹고, 먹방이 다해간다 싶으면 발 빠르게 집방이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그에 반해 드라마는 점점 세대별 구획이 분명해져간다. 젊은이들은 아예 지상파에는 시선을 돌리려 하지 않지만, 그럴수록 주말 드라마나 아침저녁 시간대 드라마는 중장년 세대를 위한 철저한 '서비스' 정신에 투철해지고 있다.하지만, TV를 통해 방영되는 프로그램이 이들 예능과 드라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능이나 드라마만큼이나 '다큐'도 많이 방영된다. 월요일이면 , 화요일에는 , 수요일엔
옛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이 몸담고 있던 이승을 떠나 또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는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용이하지는 않다. 최근 '삼우제'는 장사 지낸 지 삼일 째 되는 날 산소를 잘 살펴드리며 지내는 제사란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삼우제의 '우제(虞祭)'는 원래 고인의 혼이 방황하지 않고 편안하게 계시도록 안정시켜 드린다는 의미의 제사였다. 돌아가신 분과의 이별은 슬프지만, 혹여 그 분이 이승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기웃거리기라도 하면 낭패(?)가 되니 말이다.조상들의 이런 의식은 불교적 윤회 사상에 기반을 둔다. 즉 죽은 자는 바로 저승을 가게 되는 것이 아니라, 7일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심판을 받고, 마지막 49일 째에 염라대왕의 심판에 따라 지옥과 극락행이 정
10회, 2015년의 박해영(이제훈 분)은 이재한(조진웅 분)으로부터 '우리 팀 막내' 이야기를 듣고, 바로 그 막내가 이제는 팀장이 되었다고 전한다. 그 소식을 들은 이재한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반문한다. “팀장? 쩜오가?” 그리고 반문한다. “그 팀은 잘 굴러갑니까?”라고. 그리고 덧붙인다. 운전은 못해도 강단은 있으니, 잘 굴러갈 거라고.의 과거, 강력반에 배치됐지만 경찰 제복조차 벗지 못한 채 선배들의 심부름이나 하는 차수현(김혜수 분)을 선배 조진웅은 '점오'라 부른다. 한글맞춤법 표기에 따르면 '점오'라 써야 하지만, '점오'라 읽으면 어쩐지 제 느낌이 살지 않는 '쩜오'. 이는 1이 되지 못한 0.5, 즉 아직 온전히 한 사람의 구실을 하지 못하는 부족한 사람을 빗대어
김수현 작가가 돌아왔다. 그런데, 대가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중의 관심이 저조하다. 첫 회 시청률 4.0%(닐슨 코리아 기준)에서 시작해서 4회를 마친 현재 6.5%에 불과하다. 주말 드라마라 하면 20%를 오르내리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지상파에선 무참한 성적표라 할 수 있다.하지만, 꼭 그럴 것도 아니다. 대가에게도 잔인한 편성 시간대였기 때문이다. 주말 드라마 최강자인 가 무려 38%를 넘나들고, 노년의 로맨스로 화제몰이를 한 MBC의 도 20%를 넘기는 중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금토요일 방영하는 tvN의 조차도 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하지만 진검승부는 어쩌면 이제부터일지 모른다. 의 후속작 이 호평을 받고
사전에서 골목의 뜻을 찾아보았다.- 골목; 큰길에서 쑥 들어가 동네나 마을 사이로 이리저리 나 있는 좁은 길이 골목은 요즘 획일적인 도시 문화 속에서 고유의 색깔을 지닌 '골목 문화'로 각광받는다. 그래서 '무슨무슨 골목'하며 저마다의 정체성을 가진 골목이 등장했고, 거기에 '골목 상권‘이 나타났고 결국엔 그 화제성으로 인해 '젠트리피케이션'의 희생양으로 귀결되기도 한다. 그렇게 지나간 시대 '유적'의 다른 이름으로 우리 시대에 출현하고 사라져가는 골목은 드라마를 통해 또 다른 시대의 역사로 돌아온다. 바로 과 의 골목길이다.응팔과 시그널의 같고도 다른 골목과 에는 동일한 서울 변두리 지역의 골목이 등장한다. 에 등
어린이 노래자랑의 전통은 깊다.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기 전인 1954년, 라디오 방송국인 서울방송국(HLKA)에서 가 시작되었다. 1962년까지 300회를 넘은 이 프로그램은 이후 TV 방송국이 개국하면서 TV로 자리를 옮겨 1982년 200회를 넘기며 방영되었다. 이후 , 등의 이름으로 세월이 흐르며 부침을 겪던 이 프로그램은, 2005년 원래의 경연 방식을 되찾고 라는 이름으로 매주 금요일 4시 반 KBS 2TV를 통해 방영된다.KBS에 가 있었다면, MBC에는 가 있다.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이
영화 속 배경은 이야기를 보완해주는 중요한 장치다. 허구인 서사를 사실처럼 받아들이게 하는 실재의 공간들은 또한 허구의 인물을 현실로 떠받쳐주는 튼실한 토대가 된다. 그러기에, 공간의 왜곡이나 서사와 인물을 떠받치는 거짓공간인 CG의 어설픔이 서사의 허구를 들통 내는 전제 조건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배경 화면의 어긋남이나 어설픔에 방해받기는 하지만, 거기에 집중하지는 않는다. 결국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인물들을 통해 발현되는 서사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종종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서 배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중요한 서사가 된다. 이 감독의 2007년 작 , 아들과 함께 남편의 고향 밀양을 찾은 신애를 서둘러 맞는 것은 남편 고향의 햇살이다
의 이재경(신성록 분), 의 이정문(박해진 분), 그리고 남궁민이란 배우가 연기한 의 권재희나 의 남규만은 모두 '사이코패스'란 공통점을 가진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드라마에서 '사이코패스'란 병리학적 용어는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게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이코패스는 현재 방영중인 의 남규만처럼 선한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의 진원지로 등장한다. 물론 의 이정문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의를 실현하는 범죄물의 주인공인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 단어를 설명하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란 말처럼, 보통 사람의 수준을 벗어나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 더 나아가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
2월, 꽃샘추위가 시작되는 달이다. 새싹이 피어오르는 봄을 시샘하듯, 청춘들의 새로운 도약에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계절이다. 매해 2월이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디뎌야 하는 젊은이들이지만, 불황 사회 속 그들을 맞이하는 건 새 직장이 아니라 '백수'라는 처연한 이름표이기가 십상이니 청춘의 꽃샘추위는 스쳐 지나가지 않고 오래도록 그들을 괴롭힌다.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아니 더 잔혹하다.전국 대학 중 연극 영화과는 65곳 정도, 해마다 여기서 배출되는 졸업생이 2400명을 넘어선다. 그렇다면 연기를 전공한 이들은 이후 어떤 행보를 걷게 될까? 2014년 예체능 출신 대학생들의 취업률은 41.4%로 계열별 최하위를 기록했다. 더 심각한 것은 전공 관련 취업률이 겨우 5
청춘에게 꿈이란 단어는 사치인 시대가 되었다. 나이든 어른들은 젊은이들의 '문송합니다(문과여서 죄송합니다)’란 단어를 듣고 혀를 차지만, 그네들에겐 어쩌면 그들의 현실을 가장 적확하게 표현한 단어일지 모른다. 어른들은 그들의 빠른 현실 침잠과 저항의 포기 혹은 저항의 무력화에 아쉬워하지만, 머리에 피가 마르기도 전에 '경쟁'과 '생존'을 학습한 세대에게 어른들의 '집단적 저항정신' 운운은 낯선 이국의 문물처럼 다가올지 모르는 시절이다. 하지만, 우리의 TV는 어떤가. 여전히 젊음을 칭송하고, 젊음의 열정과 꿈을 부추긴다. TV 속 청춘은 끈임 없이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한다. 하지만 제 아무리 그 꿈과 열정을 아름답게 포장한다 한들, 현실은 쉬이 가려지지 않는다.2015년 10월 24일 장장 5개월의
MBC 수목드라마 은 OECD 국가 중 이혼율 1위, 아시아 국가 중 1위인 대한민국의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 현실에선 이혼율이 높지만, 그래도 여전히 새로운 행복을 갈망하는 남녀들을 내세운 드라마는 '한번 더 해피엔딩'을 꿈꾸고자 한다.드라마의 주인공들은 각자 한 번씩 이별의 아픔을 가진 남녀들이다. 여주인공 한미모(장나라 분)는 물론 그녀와 엮이게 되는 송수혁(정경호 분)도, 구해준(권율 분)도 다 한 번씩 다녀온 '돌싱'들이다. 유수한 아침드라마들이 이혼한 그녀들에게 멋진 총각을 배필로 선물한 것에 비하면 매우 현실적인 설정이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는 한 직장에서 같이 일하는 전부인과 이제 새로이 만나는 연인과의 사이에 긴장감을 조성하거나, 혹은 아들 때문에 지레 여자에 대한
이제 명절 특집 예능은 그저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니라, 다음 시즌 예능을 선점하고자 하는 각 방송사의 각축장이 되었다. 그래서 각 방송사들은 기존의 뻔하디 뻔했던 예능 대신,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아 '고정'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고심한다. 그리고 2016년 설에도 변함없이 그 결과에 따라 방송사 별로 희비가 엇갈린다.2015년을 강타한 예능의 트렌드는 '먹방'과, 에서 식으로 컨셉만 바뀌어가며 스테디셀러가 된 '음악 서바이벌 예능'이듯이, 설 연휴에도 변함없이 다수의 프로그램들이 이 콘텐츠를 답습했다. MBC는 로 셰프 열풍을 이어가고자 했고, 그에 대해 SBS는 을 통해 '먹방'의 끝판왕을 제시하고자 했다.
설 연휴, 각 방송사들은 상반기 예능전쟁에서 선점하기 위해 고심의 흔적을 쌓은 예능 파일럿을 선보였다. 하지만 2월 9일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그 어떤 예능 프로그램보다 안정환이라는 사람이었다. 2월 8일 8시 30분 MBC에서 파일럿으로 선보인 를 통해, 여든 살 노인으로 '미래 여행'을 다녀온 안정환은 그 프로그램이 끝나기도 전에 JTBC의 에서 자리를 비운 정형돈을 대신한 예능 '노망주'로의 모습을 선보였다.하루 두 편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요한 비중으로 자리를 한다는 건, 웬만한 예능인이 아니고서는 주어지지 않는 역할이다. 그런데 바로 그런 자리가 전문 예능인도 아닌, 안정환에게 주어졌다. 그런가 하면 예능 총회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김구라의
1월 9일 방영된 는 이른바 예능계의 대부 이경규부터 막내 김구라의 아들 mc그리까지 예능계의 인물들이 나름 총망라된, 말 그대로의 총회였다. 그 자리에는 2015년 MBC 연예대상에 빛나는 김구라와 2015년 예능계에 첫 발을 디딘 서장훈이 출연하는 등 신구 예능인이 함께하기도 했다.그런데 이렇게 대세 혹은 대세의 가능성을 가진 예능인들이 모인 자리에 여성 출연자는 jtbc 를 통해 대중적 호응을 얻은 김숙 한 사람뿐이었다. 하지만 이날 김숙의 활약은, 그녀와 함께 예능적 화제가 된 윤정수와 커플로서일 때가 대부분이었다. 여전히 예능적으로 감이 둔한 윤정수를 어르고 달래는 것이 의 가모장 김숙이 한 주된 일이었다. 이경규가 예능의 대부로 여전한 예능
을 통해 백선생표 요리 붐을 일으켰던 백승룡 피디가 들고 나온 것은 '연기'였다. 요리야 이미 쿡방 혹은 먹방이라는 트렌드를 배경으로 마리텔을 통해 예능감을 인정받은 '백종원'이라는 요식업계 대표 주자를 얹어 화제성을 순조롭게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연기라니? 날마다 지상파와 케이블에 범람하는 것이 연기라지만, 막상 그걸 가르치는 학교라니 생경하기 이를 데 없다.그런데 연기를 가르치는 선생으로 박신양이 등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부터 사태는 달라졌다. 2011년 SBS 드라마 이후 오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독보적인 연기력의 배우 박신양이 드라마도 아닌 예능에서 연기를 가르친다니, 그야말로 의 백종원 못지않은 파괴력을 지닌 캐스팅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