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보도량이 1990년 이후 발생한 주요 사건 보도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달 30일 발간한 ‘신문과방송’ 6월호는 1990년 이후 한국의 주요 뉴스 이슈와 기사 비율을 분석한 리포트를 커버 스토리로 실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일 하루 동안 나온 ‘윤석열 계엄’ 기사는 7924건으로, 같은 날 전체 기사 2만 2618건의 35.03%에 달했다. 언론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통해 집계된 것으로, 관련 기사의 수를 같은 시기에 생산된 전체 기사의 수로 나눈 결과다.

이어 ‘이태원 참사’(32.68%, 2022년 10월 30일~31일), ‘박근혜 탄핵’(31.60%, 2017년 3월 10일~11일), ‘남북 정상회담’(27.77%, 2000년 6월 15일~16일), ‘윤석열 탄핵’(26.21%, 2025년 4월 4일~5일) 보도가 뒤를 이었다.
매체별 비상계엄 및 탄핵 관련 보도 비중을 분석한 결과, MBC가 33.49%로 가장 많았다. 한겨레(29.60%), SBS(26.44%), 경향신문(25.35%), YTN(22.15%), 한국일보(19.30%), 매일신문 (19.11%) 등이 뒤를 이었다. 관련 뉴스를 가장 적게 보도한 매체는 매일경제로 전체 보도의 8.36%에 그쳤다. 아시아투데이는 매일경제보다 한 단계 높은 9.36%의 비중을 기록했다.
조사를 진행한 권오성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는 “본 이슈와 관련된 뉴스에 얼마나 힘을 주어 보도했는지 뉴스 개수 비중을 통해 엿보고자 했다”며 “MBC, 한겨레 등 진보 매체가 상위권에 있으며, 친 계엄 성향의 매일신문은 중위, 아시아투데이는 오히려 하위에 위치한 점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또한 각 언론사가 중요하게 다루는 키워드를 도출한 의미연결망 분석 결과에서 매체별 성향 차이가 드러났다. 전체 보도의 의미연결망을 분석한 결과, ‘민주주의’, ‘우두머리’(내란죄 수괴 혐의와 유관), ‘반헌법’ 등이 주요 키워드로 꼽혔다. 반면 아시아투데이 보도의 경우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전광훈’이 키워드로 등장했다.
MBC, 한겨레 보도의 경우 ‘민주주의’, ‘주권자’, ‘반헌법’ 키워드가 두드러졌다. 동아일보 보도는 ‘우두머리’, ‘불법 계엄’ 등의 키워드를 주요하게 다뤘고 조선일보 보도는 뚜렷한 핵심 키워드가 없었다.
권 겸임교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의한 ‘12·3 계엄’은 1990년 이후 현재까지 이슈 가운데 가장 강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외환 위기 등과 이슈의 성격이 다르고, 생각지 못한 시점에 벌어진 특수성 등을 고려해야겠으나, 이 수치는 그 당시 이슈가 차지했던 무게감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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