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군 개입설 등 허위 사실을 보도한 극우 성향 매체 스카이데일리가 사과했다. 하지만 “북한군 개입설 등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할 방침”이라고 밝혀 진정성을 의심받는다.
5·18 기념재단은 “사과 필요 없다. 법적인 처벌을 받으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스카이데일리는 16일 1면에 <‘5·18 보도’ 사과드립니다> 사고를 게재했다. 스카이데일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보도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면서 “그동안 5·18 북한 개입설 등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희생자와 유족들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해 1월, 4월과 지난 2월 <5·18 특별판>을 만들어 배포했다. ‘5·18 진실 찾기’라는 기획 보도로 ▲5·18은 폭동이다 ▲5·18은 북한의 군사·정치적 책동에 의한 것이다 ▲5·18 당시 계엄군에 의한 시민 살상은 없었다 ▲5·18 폭동에 참여한 광주시민과 5·18을 민주화 운동으로 기리는 보통의 시민들은 북한의 책동에 기망당한 것이다 등의 거짓 선전이 담겼다.
당시 조성진 대표는 지난 2월 5일 국민의힘 은평갑 당원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해당 특별판을 거론하며 “이게 대한민국 현대사를 바꿀 것이다. 5·18은 DJ(김대중)세력과 북이 주도한 내란임이 진실"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15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극우 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의 국가비상기도회에 해당 특별판이 뿌려지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는 “본지는 5·18 45주년을 맞아 광주민주항쟁이 시민폭동 사태가 아닌 시민의거이고 민주항쟁이었음을 인정한다”면서 “5·18 민주항쟁 역사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오해와 억측을 불러일으킨 북한군 개입설 등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할 방침”이라고 했다.
문제는 북한군 개입설은 이미 거짓으로 밝혀졌다는 점이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해 6월 5·18 북한군 침투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결론내렸다. 5·18진상규명조사위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개입 주장은 상당 부분 구체적인 근거가 결여되어 있으며, 기타 근거들도 타당성이 떨어지는 무리한 주장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주한미군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중국 간첩 체포설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재조사하고 있다”면서 “신임 대표이사는 공정보도를 요구한 내부 구성원의 자성의 목소리와 외부 국민의 우려를 수용해 앞으로 편향된 시각과 근거가 부족한 주장을 배척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박강배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이날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스카이데일리의 사과문을 어떻게 바라보나’라는 질문에 “엊그저께도 밑도 끝도 없이 (스카이데일리)부장이라는 사람이 연락도 없이 찾아와 사과하겠다고 말해, ‘사과는 필요 없고 법적인 처벌을 받으면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박 상임이사는 “사과 필요 없다. 법적으로 처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스카이데일리는 최근 소속 간부를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와 5·18기념재단에 보내고 ‘5·18 기사와 관련해 회사 차원의 공식 사과가 있을 것’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오월단체 관계자들과 기념재단은 거부의사를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전 대표 등은 현재 5·18 민주화운동 왜곡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5·18 기념재단과 피해자 유족 등은 지난 1일 스카이데일리 대표와 기자를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스카이데일리를 5·18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민경두 현 스카이데일리 대표는 지난달 초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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