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고소득 국가인 한국 성인 10명 중 7명 이상이 가짜뉴스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받아들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주의에 대한 낮은 만족도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전 세계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여겨지지만, 모든 사람이 자국에 언론, 말하기, 인터넷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에 담긴 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는 2024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35개 국 성인 5만 2822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대면·온라인 설문 혼합 형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표본은 성별·인종·교육 수준 등을 고려해 가중 처리했다.

가짜뉴스 (CG) (사진=연합뉴스)
가짜뉴스 (CG) (사진=연합뉴스)

이번 조사에서 ‘가짜뉴스를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방글라데시가 78%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73%), 칠레(72%), 콜롬비아·태국(71%), 페루(69%), 필리핀(67%) 등이 뒤를 이었다. 

가짜뉴스 우려는 고소득 국가보다 중소득 국가에서 두드러졌으나 고소득 국가인 한국은 가짜뉴스를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스(65%), 프랑스(63%), 독일(62%), 스페인(61%), 일본(59%)등 고소득 국가에서도 ‘가짜뉴스’를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조사 대상 35개국 중 18개국을 고소득 국가, 17개국을 중소득 국가로 분류했다. 

퓨리서치센터는 “가짜뉴스를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자국의 민주주의 작동 방식에 만족한다고 답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이들 국가 상당수는 최근 몇 년 동안 민주주의 만족도가 하락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짜뉴스 인식이 민주주의 만족도와 밀접하게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국경절 연설하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 사진]
국경절 연설하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표적 사례로 헝가리가 소개됐다. 헝가리의 경우, 가짜뉴스를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는 응답자는 40%, ‘전혀 심각하지 않은 문제’로 인식하는 응답자는 16%로 나타났다. 이 중 ‘매우 심각하다’고 답한 이들의 민주주의 만족도는 15%에 그쳤지만, ‘전혀 심각하지 않다’고 답한 이들 중에서는 60%가 민주주의에 만족한다고 답해 큰 격차를 나타냈다. 헝가리는 2010년부터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장기 집권 중이다. 오르반 총리는 언론, 사법부에 대한 권위주의적 통치로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의 ‘언론의 자유 격차’(press freedom gap)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85%가 언론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나 ‘자국의 언론 보도는 자유로운가’라는 질문에 51%가 ‘자유롭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하위권 수준으로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튀르키예·콜롬비아·멕시코(49%), 페루(44%), 그리스(37%), 칠레(29%) 6개국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35개국 중 31개국에서 ‘언론의 자유 격차’가 확인됐다. 35개국의 경우, 61%가 언론 자유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자국이 ‘완전한 언론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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