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주요 일간지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판결에 극단의 반응을 보이는 정치권을 향해 일희일비하는 사법 정치를 멈추고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조선일보는 '거짓 증언은 있는데 시킨 사람은 없다는 판결'이라며 재판부 판결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는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진성 씨에게 변론요지서를 제공하겠다고 한 발언 등이 “상식에 반한다거나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의 피고인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방어권의 정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이 대표가 받고 있는 5개 형사 재판 중 두 번째 판결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환영 논평을 통해 “사필귀정”이라면서 “오늘 판결은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진리를 확인시켜 주었다”고 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1심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나 항소심 과정에서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위증한 사람이 있는데 왜 그런 행위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사실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적 의구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징역형 판결에 대해 양당은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았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명백한 정치 판결”이라며 “검찰이 시작한 윤석열 정권의 대선 후보 죽이기, 정적 말살 시도에 판결로 화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법원의)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민주당도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법치주의를 유린한 행태에 대해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26일 사설 <李 ‘22년 전 사건’ 위증교사 1심 무죄… 檢의 무리인가 실패인가>에서 “검찰은 현 정부 들어 이 대표를 8개 사건으로 기소했고, 이 사건도 그중 하나”라며 “검찰은 22년 전에 있었던 사건과 관련된 발언으로 이 대표를 법정에 세웠지만 1심 판결대로라면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결과가 됐다. 법조계 안팎에서 ‘무리한 기소’ 아니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라고 썼다.
동아일보는 “이번 판결을 앞두고 민주당은 무죄를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법정 구속까지 언급하며 연일 설전을 벌였다”면서 “끝도 없이 사법과 정치가 뒤엉킨 채 국가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이제 재판은 재판대로, 정치는 정치대로 각자의 영역에서 제 역할을 할 때가 됐다”고 당부했다.
경향신문은 <이재명 위증교사 무죄, 사법화 된 정치 제자리로>에서 "검찰은 대선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 집권 후까지, 이 대표와 야당·비판언론에만 칼날을 겨눈 먼지털이식 수사에 경종이 울렸음을 직시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향신문은 “이 대표의 잇따른 1심 판결 후 ‘정치의 사법화’ 논쟁도 커지고 있다. 이 대표의 수사·재판과 여야 공방으로 협치가 겉돌고, 국민 원성이 쌓인 국정과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 있다”며 “여당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국정쇄신 회피의 방패로 삼는 정략적 태도를 멈추고, ‘명태균 게이트’ 등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의혹과 총체적 국정난맥의 해법을 제시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해서도 “사법리스크는 법정에서 다투되 윤석열 정부의 폭주·무능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제1야당 역할에 주력해야 한다”며 “여야는 이제 냉정히 정치라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예산국회를 매듭짓고, 난제 산적한 민생과 외교안보 해법에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장외집회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dn.mediaus.co.kr/news/photo/202411/310653_216769_2253.jpg)
한국일보는 사설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 여야, 아전인수 정략 버려야>에서 “민주당에선 이번 무죄 선고를 계기로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야당 탄압' '정적 죽이기'라며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장동·백현동 사건과 대북송금 사건 재판은 진행 중인 만큼 민주당이 기고만장할 때가 아니다. 민주당이 주최하는 주말 장외집회 열기가 식어가는 것은 이재명 지키기에만 올인하는 제1야당에 대한 차가운 민심이 반영돼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국민의힘은 판결을 존중한다는 원론적 입장과 함께 이 대표의 무죄를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았다”며 “공직선거법 1심 유죄 판결 후 이재명 때리기에 몰두하며 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징역형을 기정사실화했던 모습이 멋쩍게 됐다. 제1야당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반사이익에 과몰입한 나머지 여권 쇄신이란 당면 과제조차 해결하지 못해 민심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이번 판결은 이 대표가 받고 있는 5개 재판 중 2개 재판에서 1심 판결이 나온 것에 불과하다. 정치권은 재판의 선고 때마다 일희일비하거나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리기보다 최종 판결까지 냉정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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