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가 최근 1년간 비정규직 309명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는 올해 인건비 예산을 1,103억 원 삭감했으며 연임에 도전 중인 박민 KBS 사장은 인력감축을 경영 성과로 내세웠다. EBS도 경영 위기를 이유로 2022년 대비 17%의 비정규직 인력을 줄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13일 KBS·EBS로부터 제출받은 비정규직 인력 현황 및 근로실태 자료를 근거로 KBS가 2022년 말 4,767명이었던 비정규직을 지난해 말 4,458명으로 309명(6.5%) 감축했다고 밝혔다. EBS 비정규직 노동자는 2022년 말 758명에서 지난해 624명으로 134명(17.7명%)이 줄어들었다. 양사 합쳐 443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리를 잃은 것이다. 

KBS, EBS 사옥
KBS, EBS 사옥

KBS는 이해민 의원실에 비정규직 노동자 감축 사유와 관련해 “제작비 절감 및 프로그램 변경  비용 절감”이라고 밝혔으며 EBS는 “적자 구조 탈피를 위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계약직·파견직 순감제 실시”라고 답했다. 

박민 사장은 차기 사장 지원서에서 “전체 한시 계약직 인력 가운데 40%대 수준인 284명을 감축해 97억 원의 제작 인건비용도 줄였다”면서 인건비 감축을 경영 성과로 내세웠다. 파견직, 자회사, 용역업체, 외주업체, 프리랜서 등을 포함하면 올해 KBS가 감축한 비정규직 인력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KBS의 올해 인건비 예산은 지난해 4,953억 원에서 1,101억 원 삭감된 3,952억 원이다. KBS 경영진은 올해 수신료 분리징수, 광고 매출 하락 등의 이유로 1600억 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박민 사장은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인 수신료 분리징수가 유의미하다는 입장이다. 박 사장은 지난 8월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2023회계연도 결산' 심사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를 여전히 동의하는가라는 질의에 “수신료가 분리징수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다시 분리고지를 통합으로 해달라고 먼저 요청하기에는 공정성이나 방만경영 혁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BS는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수신료 통합징수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월 수신료 2500원 중 70원이 EBS에 배분되며, 이는 전체 수익의 6%에 해당한다. EBS는 최근 2년간 총 439억 원(2022년 256억 원, 2023년 18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EBS는 2022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KBS 박민 사장(연합뉴스)
KBS 박민 사장(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비정규직 노동자 감축의 빗장을 열었다. 이해민 의원은 “방통위는 불법 2인 체제로 지상파 재허가 시 ‘비정규직 처우 개선’ 조건을 삭제했는데, 이를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는 CJTB청주방송 비정규직 PD사망사건 등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권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지상파 재허가 조건으로 부과했다. 그러나 지난 2월 김홍일·이상인 2인 체제의 방통위는 2023년 지상파 재허가 심사 과정에서 해당 조건을 삭제했다. 

이해민 의원은 “박민 KBS 사장과 김유열 EBS 사장은 수신료 정상화, 경영 개선 노력없이 계약직, 파견직 등 방송계에서 가장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공영방송 경영난의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약자 희생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아 연임을 노리고 있는 박민 사장과 김유열 사장은 서류 탈락 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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