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자신의 ‘외유성 출장 논란’과 관련해 “놀러 갈 거 같으면 연휴 낀 날을 왜 넣었겠나”라고 항변했다.
29일 전체회의 말미 야권 추천 김유진 위원은 ‘류희림 위원장의 출장 예산’에 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류 위원장과 이현주 사무총장은 구체적인 예산 내역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위원은 “예산의 대략적인 액수도 말씀을 못해서 당혹스럽다”면서 “마약정보 대응 관련 인건비를 고작 2200만 원 확보했다. 위원장 출장비가 이것보다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휴일과 비행기 1박이 외유성 판단의 근거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떤 일을 얼마만큼 하느냐가 출장인지 외유성인지 판단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임기 만료 직전 출장을 가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업무의 연속성, 예산 등 현재 위원회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꼭 위원장이 이 시기에 가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이 출장이 필요하면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해 누가 가는 게 더 합당한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굳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직접 가지 않아도 화상회의 등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지금 방통심의위의 심의 결과가 윤석열 정부의 언론 통제와 연결돼 유력 외신까지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장이 지금 해외 출장을 통해 다른 기업과 만나 협약을 체결하는 것들이 얼마나 신뢰와 공신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구체적으로 사무처에 ▲류 위원장의 해외 출장 관련 예산 내역 ▲구글 본사와의 출장 협의 공문 ▲출장 일정표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류희림 위원장은 “‘외유성’은 놀러 가는 것”이라며 “슬쩍 공지를 띄워 거기에 관광 코스를 넣든지 그러는 것인데, 저는 (5월)14일 날 출발한다. 14일은 방통심의위 창립기념일 휴일이고, 15일은 석가탄신일이고 목요일, 금요일(16, 17일) 이틀”이라며 “놀러 갈 것 같으면 연휴 낀 날을 왜 넣겠나”라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그 일정 자체가 마크 에릭슨이라는 구글 대외업무담당 부사장이 그날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해서 날을 그렇게 잡은 것이고, 이분이 작년 9월 당시 서로 약속을 했다. 이분 어머님이 한국 분인데, 그래서 누구보다 한국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워싱턴 페어펙스에 사무실이 있다길래 제가 워싱턴 특파원을 3년 하면서 그 근처에 살아서 그쪽 지리는 잘 아니까 꼭 한번 만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위원장은 “유튜브 관련해 이분하고 약속이 돼 있고, 연초부터 출장 계획이 잡혀있던 상황”이라며 “저로서는 이번 시간에 맞춰 가서 긴밀한 업무 협력을 하기 위한 것인데 마치 외유성인 것처럼 말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다. 자세한 내용은 사무총장이 자료를 (김 위원에게) 주라”고 덧붙였다.
지난 2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는 성명을 내고 류 위원장이 5월 중순 미국 출장 계획을 급하게 잡았다며 “위원장이 참석해야 하는 그럴듯한 회의 하나 없다. 이것이 ‘외유성’ 아니면 뭐냐”고 따져 물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류 위원장은 민원사주 의혹 등 위반에 대한 조사를 받아야하는 인물”이라며 “혹시나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의 출국이 부디 ‘도피성’이 아니길 바란다. 류 위원장은 자리를 지키고 성실히 조사에 권익위 조사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방통심의위는 보도자료를 내어 “이틀 연휴까지 낀 3박5일의 ‘일하는’ 출장”이라면서 "이번 출장은 지난해 9월 구글 본사 부사장과의 업무 협의 내용을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된 일정으로 연초 업무운영계획 및 국외 출장 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방통심의위는 류 위원장이 미국 실종학대아동방지 센터를 직접 방문해 디지털성범죄 공동 대응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통심의위는 “정론을 지향하는 언론은 (보도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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