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구글 코리아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항의 방문하는 일이 발생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미국 출장에서 구글 부사장에게 ‘부산 유튜버 칼부림’ 유튜브 영상이 뒤늦게 삭제된 것에 대해 항의했는데, 사전에 조율된 의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는 “국제적 망신”이라며 “향후 구글 본사와 미팅은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들리는데, 그간 쌓아온 신뢰관계를 무너뜨린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촌평했다.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과 마컴 에릭슨 구글 정부대외정책 담당 부사장이 1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실무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방통심의위)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과 마컴 에릭슨 구글 정부대외정책 담당 부사장이 1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실무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방통심의위)

21일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는 성명을 내어 “임기 말 급하게 추진한 류희림 위원장의 해외 출장, 떠나기 전부터 불안하더니 결국 사고를 친 모양”이라며 “구글 본사 회의실의 책상을 쾅 내리치며 호통을 쳤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전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14~18일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류 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마컴 에릭슨 구글 정부·대외정책 담당 부사장과의 실무협의 자리에서 ‘부산 유튜버 칼부림’ 사건 영상이 삭제 요청 10시간 만에 처리된 것에 대해 항의했다. 

방통심의위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류 위원장이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유튜브 살인 생중계 콘텐츠가 삭제요청 10시간이나 지난 뒤에야 삭제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향후 구글 측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라고 전했다.  

방통심의위지부에 따르면 류 위원장은 20일 간부회의에서 ‘공포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일부러 언성을 높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구글 코리아 측은 21일 류 위원장의 발언 내용이 ‘사전에 조율되지 않았다’며 방통심의위를 항의 방문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구글 본사 직원들이 류 위원장과의 미팅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후문이 들린다”면서 “향후 구글 본사와 방심위간의 미팅은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들리는데, 그간 쌓아온 신뢰관계를 무너뜨린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라고 비판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류 위원장은 출장을 떠나기 전 두 차례의 보도자료를 통해 외유성 출장이 아닌 ‘일하는 출장’임을 강조했는데, 그의 출장기를 듣고 난 솔직한 심정은, 차라리 외유성 출장을 가는 편이 덜 나빴을지도 모른다는 자괴감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미디어스에 “통상적인 업무 협력”이라며 “어떤 내용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류 위원장의 미국 출장은 출국 전부터 ‘외유성’ 논란에 휩싸였다. 류 위원장은 지난 8일 전체회의에서 “놀러 갈 것 같으면 연휴 낀 날을 왜 넣겠나”라면서 “마컴 에릭슨 부사장이 그날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해서 날을 그렇게 잡은 것이다. 제가 워싱턴 특파원을 3년 하면서 그 근처에 살아서 그쪽 지리는 잘 아니까 꼭 한번 만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류 위원장의 미국 출장 공식 일정은 3시간 30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출장에 책정된 예산은 약 2,87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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