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인턴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5월 마컴 에릭슨 구글 부사장을 만나 한국 내 불법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신속한 차단·삭제를 확약 받았다고 밝힌 내용이 거짓이라는 근거가 제시됐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마컴 에릭슨 구글 부사장의 서명이 포함된 메일 번역본을 공개했다.
지난 5월 류희림 위원장은 임기만료 두 달을 앞두고 미국 구글 본사를 방문하는 해외출장을 떠나 외유성, 도피성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시 방통심의위 노조는 해외 출장 계획서에 '그럴듯한 회의 하나 없다'며 외유성이 아니면 뭐냐고 따져물었다.

21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은 방통심의위 장경식 국제협력단장에게 “지난 5월 미국 워싱턴 구글 본사 방문해서 마컴 에릭슨 구글 부사장을 만났냐”고 물었고 장 단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장 단장은 “마컴 부사장이 뭐라고 약속했냐”는 질문에 “불법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신속하게 삭제하겠다. 그리고 국내법 준수를 위해서 구글 법무팀과 논의해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국내법 준수를 위해 확약한 것이 사실이냐”고 재차 물었고, 장 단장은 “그렇다”고 했다.
앞서 류희림 위원장 역시 마컴 에릭슨 사장으로부터 확약을 받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유튜브 가짜뉴스와 관련해 구글과 협의한 바가 있냐고 묻자 류 위원장은 “구글 대외 정책 담당 부사장인 마컴 에릭슨은 한국 실정법에 위반돼 방심위가 삭제 요청하는 건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삭제하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이 공개한 메일에서 마컴 에릭슨 부사장은 “2024년 5월 15일 류희림 위원장이 미국 워싱턴 소재 구글 LLC 사무실을 방문하여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구글 LLC는 유튜브의 모회사로 불법 콘텐츠 삭제 등과 관련하여 현지 법률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저는 그러한 약속(유튜브 불법 콘텐츠 삭제 및 차단)을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류 위원장과의 논의 중에 유튜브와 관련해 어떠한 확약을 한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또 마컴 부사장은 “저는 구글 정부공공정책 부사장으로 글로벌 정부 업무 및 공공 정책 문제에 대한 전략적인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유튜브 정책과 관련된 사항들은 제 주무 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회의 주제 선정을 위한 방심위와의 사전 논의에서도 유튜브 정책과 관련된 내용은 제외돼 있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류 위원장의 증언들이)사실이길 바란다. 그런데 사실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과의 질의답변에서 “(마컴 부사장은)제가 취임하자마자 제일 먼저 방심위를 방문해 저와 긴밀하게 유튜브 내 불법 유해 콘텐츠 대책을 같이 논의한 사이”라며 “분명히 그 당시 이슈가 됐던 50대 유튜브 살인사건 생중계를 강력 항의했고, 참석했던 다른 팀장들도 모두 들었던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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