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사전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양당은 투표율 제고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언론은 이번 선거의 경우 격전지가 50여 곳에 달한다고 진단한다. 양당도 대체적으로 이러한 진단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양당 지지층이 어느 정도로 결집하느냐에 따라 상당수 지역구 선거 결론이 한꺼번에 뒤집힐 수 있다는 거다.
물론 온도 차는 있다. 동아일보의 4일 보도에 의하면 더불어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현재대로라면 지역구에서만 최소 151석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라고 했다고 한다. 조국혁신당과 비례 의석을 나눠가지는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더불어민주연합 의석수 포함 160석 이상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라는 얘기다.
국민의힘은 ‘바닥을 쳤다’는 분위기다. 적어도 이종섭 전 호주 대사가 사퇴한 이후 접전지가 늘어나는 등 지지층 결집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유세 중에 직접 접전지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세 전망을 외쳤다. 일부 보수언론은 자체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서울 한강벨트 핵심 지역구 등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간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던 보수 유권자층이 돌아오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샤이 보수’니 ‘보수과소표집’이니 하는 얘기를 꺼내기도 한다. 어떻게 표현을 하든 여론조사 상 응답하지 않는 숨어 있는 보수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올 거라는 예측인 셈이다.

그러나 ‘샤이’든 ‘과소표집’이든 결국 여론조사에 대한 응답 거부라는 면에서 그것 역시 하나의 여론 현상으로 봐야 한다.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던 유권자가 투표장에는 갈 가능성도 물론 있지만,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던 태도가 유지돼 투표장에도 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 점에서 보수 유권자층이 대체적으로 고령층이라는 점은 국민의힘에 유리한 변수다. 과거 사례를 보면 60대 이상 고령층의 투표율은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여왔다. 정권심판론이 지배하는 이번 선거에서 이를 둘러싼 책임론이 윤석열-한동훈 갈등으로 부각되는 바람에 보수 유권자층이 분열된 바 있지만, 고령층 유권자들의 특성상 결국 막판 결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뒷받침 할 만한 대목이다.
다만 20대 유권자층의 호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건 불리한 변수다. 이준석 체제에서 치러진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승리는 20대 남성 유권자층의 호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20대 남성 유권자층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강한 심판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정서가 더불어민주당 지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결국 20대 남성 유권자층은 투표 동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20대 여성 유권자의 경우 동년배 남성보다 비교적 더불어민주당에 우호적이라는 게 지난 대선의 경험이다. 즉, 20대 유권자층에서 국민의힘은 불리한 것이다.
지역별로 볼 때 부산의 결집도가 떨어진다는 점 역시 국민의힘에 불리한 변수다. 지난 총선의 경우 전반적으로 국민의힘에 불리한 구도였지만 그나마 영남은 결집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총선보다 선전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출마한 수영구의 경우 보수표 분열로 인한 어부지리 상황까지 예상된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0일 사설에 “놀랍게도 윤 대통령이 장씨의 무소속 출마를 권했다는 설이 돈다. 이에 대해 장씨는 잘라서 부인하지 않으며 뭔가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고 대통령실도 아무 반응이 없다”고 썼다. 보수 분열로 선거가 마무리 될 경우 책임론을 둘러싼 추가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걸 예고하는 대목이다.

종합하면 국민의힘이 유권자 구성이 다소 유리한 서울에서 보수 유권자층 결집으로 일부 선거구에서 승리하더라도 부산 등 지역에서의 손해와 일부 상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바닥을 쳤다’곤 하지만 시간이 모자란 것도 문제다. 전망이 결코 밝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양문석, 김준혁 후보 리스크가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풀 수 없는 문제’다.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두 후보와 관련된 논란은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수도권과 여성 유권자층에 각각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양문석 후보의 경우 형사적 문제가 결려 있기에 불체포 특권 포기 등을 약속할 수도 있겠으나, 결국 당 차원에선 다른 별도의 대응을 통해 만회하는 수밖에 없다. 뒤집어 말하면, 남은 기간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 대목 혹은 이것과 유사한 대목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표가 주장하는 대로 1명이 3명을 설득하는 ‘백병전’과 남은 기간 내에 검증이 불가능한 의혹을 일단 던져 놓고 보는 ‘투석전’만 남은 상황이다. 그건 무엇을 의미할까? 그 어느 때보다도 혼탁한 국면이 예상되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유권자들의 현명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거다. 이런 선거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명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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