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과거 저서에서 “방송과 신문에 등장하는 여기자들을 잘 보라. 외모보다는 저널리스트로서 자질이 더 중요한 기자 선발에도 외모지상주의의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고 쓴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류 위원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짜뉴스와 한국 언론의 문제점을 담은 저서 <가짜뉴스 시대에 살아남기>를 지난 2018년 발간했다.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이 8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방통심의위)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이 8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방통심의위)

해당 저서에서 류 위원장은 한국 언론의 고질적 관행 10가지 중 하나가 ‘성적인 관심을 끌기 위한 선정적 뉴스’라면서 “방송뿐만 아니라 신문기자들도 이제는 필기 실력보다는 외모 위주로 뽑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최근 청와대, 국회, 법원 검찰 등 주요 출입처마다 여기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남녀 성적 평등의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그러나 이미 미인경연대회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방송사 아나운서나 기상캐스터 선발 시험처럼 외모보다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자질이 더 중요한 기자 선발에도 외모지상주의의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고 썼다.

또 류희림 위원장은 “새로이 권력을 쥔 정치세력은 그 이전 정치권력을 단죄해야만 자신들이 권력을 잡은 데 대한 정당성이 부여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다 보니 ‘역사 바로 세우기’ ‘과거사 청산’ 등 갖가지 미사여구로 지난 정권의 비리와 잘못을 파헤치곤 한다”고 적었다. 

류 위원장은 “이런 정치적인 환경에서 한국 언론들의 자학적인 성향은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걸쳐 나타난다”며 “한국 언론의 이런 고질적 병폐는 일제 강점하에서 조선을 통치하기 위해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폄하했던 식민사관의 영향으로 우리 의식 속에 뿌리 깊이 심어진 ‘조선 사람은 안 돼!’라는 일종의 자격지심과도 절대 무관하지 않다”고 썼다.

류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정부 비판 보도가 이어져 국민 스트레스가 증가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류 위원장은 “망자나 실종자 가족들과 당시 야당에서는 정부가 제대로 구조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꽃 같은 아이들이 희생됐다고 주장했고, 미디어 역시 문제점을 파헤치는 데 정신이 없었다. 사고 당일 대통령이 직접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가 정치적 쟁점이 되면서 온갖 유언비어가 나돌기도 했다”면서 “이 모두가 일반 국민들한테는 ‘정부가 뭘 하나?’ 하는 스트레스를 준 것들이었다”고 했다.

지난 8일 취임한 류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가짜뉴스 척결'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류 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짜뉴스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몇몇 방송사들의 허위조작뉴스의 폐해를 너무나도 실감하고 있다. 오는 12월 출범하는 내년 총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선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유튜브 채널 등 온라인 영상콘텐츠 심의 확대 ▲신속심의 TF팀 구성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12일 열리는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긴급심의 안건’으로 상정된 ‘김만배 음성파일’ 인용보도를 심의할 예정이다. 류 위원장은 6일 전체회의에서 “이런 가짜뉴스가 되풀이된다면 보상할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방통심의위의 명운을 걸고 철저하게 심의해야 한다”며 중징계를 예고했다.

한편 류희림 위원장은 KBS, YTN 기자를 거쳐 YTNDMB 이사, YTN 플러스 사장,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2017년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발표한 ‘정권 언론 장악 부역 언론인 50’에 이름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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