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김소영 MBC 아나운서가 퇴사했다. 김 아나운서는 지난 10월 <뉴스투데이>에서 하차 후 최근 10개월가량 방송에 참여하지 못했다.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MBC에선 파업참가 아나운서들이 직무와 관계 없는 부서로 쫓겨나거나 자진 퇴사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아나운서는 9일 자신의 SNS에 “미우나 고우나 매일같이 이 커다란 건물에서 울고 웃었던 시간이 끝났다. 이제는 기억하기 싫은 일들 보다는 이곳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변해갈 조직을 응원한다”고 퇴사 심경을 남겼다. 김 아나운서는 지난 4월 MBC를 퇴사한 오상진 전 아나운서와 결혼한 바 있다.

김소영 전 MBC 아나운서

MBC에선 2012년 170일 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 중 일부는 직무와 관계없는 부서로 전보발령 나거나 회사를 자진퇴사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았다. 오상진·문지애 등 11명의 아나운서가 MBC를 떠났고, 회사에 남은 아나운서 11명은 직무와 관계없는 곳으로 쫓겨났다.

김 아나운서의 남편인 오 전 아나운서는 지난 4월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 2013년 MBC를 퇴사한 지 4년 만에 MBC를 방문했다. 당시 오 전 아나운서는 방송 말미에 “오랜만에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들과 인사하고, MBC에 와서 일하는 것 자체가 감개무량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오상진 전 MBC 아나운서

한때 오 전 아나운서는 MBC의 간판 아나운서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했으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조합원으로서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노조 활동에 참여하며 사측에 보복성 인사를 당했다. 오 전 아나운서는 2012년 파업 이후 사측이 신입 아나운서 공채 때 필기시험 없이 면접만으로 한 달 내에 채용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퇴사했다.

한편, 최근 파업 이후 부당전보된 아나운서들이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사측이 자행해온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며 관심을 모았다. 당시 MBC 아나운서들은 경영진에 줄을 선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이 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들을 부당전보했다고 고발했다.

과거 아나운서국장은 최대 3년, 평균 2년 기간 순환되는 보직이었으나 신 현 아나운서 국장은 박근혜 정부를 거쳐 5년째 직을 유지하며 최장수 아나운서 국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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