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 김우룡)가 MBC 대표이사 사장 최종 후보로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을 결정했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번 사장 후보자 가운데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방문진은 26일 오전 9시부터 임시이사회를 열어 최종 사장 후보자에 오른 구영회 MBC 미술센터 사장, 김재철 청주 MBC 사장, 박명규 MBC 아카데미 전 사장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 표결 끝에 김재철 후보를 최종 사장 후보로 결정했다.

방문진은 오늘 오후 3시 여의도 63빌딩에서 MBC 주주총회를 열어 방문진이 추천한 후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정권 MBC 장악 시나리오 저지 못한 것, 유감”
이번 표결에 ‘기권’ 의사를 밝힌 야당 추천 정상모 이사는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나타난 결과가 굉장히 충격”이라며 “불가피하게 MBC의 문제가 방문진의 문제에서 국민의 문제로 넘어가게 됐다”고 강하게 우려했다.
그는 “모든 MBC 사태는 지난 8일 강제로 임원을 선임할 때부터 진행됐다. 앞으로 터질 MBC 사태는 임원 선임에 참여한 여당 이사들이 책임 져야 할 것”이라며 “방문진이 MBC의 장악을 주도해왔다. 방송장악진흥회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사회의 거울인 방송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그 피해자는 국민일 수밖에 없다. 현 정권의 MBC 장악 시나리오를 저지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을 할 수밖에 없고, 책임을 통감할 수밖에 없다”며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근본적 한계가 있어서 막지 못한 것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MBC 사태가 국민의 승리로 끝날 것 확신한다”며 “MBC 정상화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철 MBC 사장 후보는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MBC 보도국에 입사했다. 이후 도쿄 특파원과 보도제작국장, 울산 MBC 사장 등을 거쳤다.
김 후보는 MBC안에서 가장 MB를 잘 아는 사람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과의 ‘친분’은 지난 2008년 사장 공모 당시 MBC 내부 구성원들의 강한 반대를 샀으며, MBC노조는 공개적으로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전 사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이명박 당선인과의 부인할 수 없는 오랜 친분 관계는 회사가 부여한 직무의 결과”라고 밝히기도 했다.
MBC의 한 PD는 “김재철 사장은 MBC안에서 가장 MB를 잘 아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그가 울산 MBC 사장이었을 때 모친상을 당했는데,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준비 기간으로 바빴음에도 일부러 찾아가 오랜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갔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