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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독립지역신문기자가 사직한 이유김주완 "경남도민일보는 토호들에게 헌납할 신문이 아니다"
권순택 기자 | 승인 2010.02.22 15:43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기자가 사직을 택했다.

김주완 기자는 19일 김훤주 기자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시사 팀블로그 <김주완·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에 ‘창간주체였던 내가 신문사를 떠나는 까닭’이란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표면상 김 기자의 사직은 서형수 경남도민일보 사장으로부터 편집국장으로 지명됐으나, 지난 11일 임명동의 투표 결과, 찬성 28 대 반대 30으로 과반수에 미달해 부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정은 간단치 않다. 김 기자는 해당 블로그 글에서 “28대 30, 참 절묘한 결과”라며 “우리 조직의 현 상황을 이처럼 잘 나타내주는 숫자가 또 있을까?”라고 개탄했다. 또한 “낙심은커녕 별로 서운한 마음도 들지 않는다”면서 “이미 부결되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었고, ‘부결되면 깨끗하게 떠난다’고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주완 기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후배들이 도민일보를 떠나지 않고 남을 것을 주문한다. 그러나 만약 남는다면 조직원으로서 창간정신을 지키기 위해 특정한 사람들과 대립하며 싸워야 하는데 솔직히 대립하는 것이 두렵다”고 사직의 이유를 밝혔다. 경남도민일보는 1995년 권력 및 대자본과의 유착을 끊는 새로운 소유구조를 실현, 6,000여 명의 도민이 주주가 돼 창간된 신문으로 ‘개혁적 지역정론지’를 표방해왔다.

또한 김 기자는 “경남도민일보 내에서는 회사가 살기 위해서는 자본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사람이 있는 등 어느 조직이나 자기 안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러나 경남도민일보는 일반적인 사고와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기자는 “미디어렙(방송광고판대매행)의 도입 등으로 지역신문의 경영상태가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틈새시장 및 방치된 사장을 잘 활용하면 살아날 방법은 있다”면서 “지역신문이 그야말로 지역유착보도를 충실히 하면서 지역의 100만 원 이하 단위의 소액광고 시장을 개척한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서울지 흉내만 내는 데에 급급하다보니 정작 우리가 만들어내야 할 광고시장을 우리가 방치해놓고 있다는 생각이 많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끝으로 김 기자는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당분간은 간병하는데 시간을 보낼 것”이라면서 “이후 아무래도 미디어분야에서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도민일보와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면서 프리랜서 등의 다양한 형태로 같이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경남도민일보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나타냈다.

“경남도민일보는 사내 좀비와 토호들에게 헌납할 신문 아냐”

한편, 김 기자는 해당 블로그 글에서 “서 사장이 그동안 추진해온 ‘변화’에도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이가 적지 않다”면서 “그 과정에서 이번 국장투표야말로 우리조직의 보수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 직감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보수성’이란 정치적 진보와 보수가 아닌 스스로 변화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제가 ‘급진 좌파여서 편집국장은 안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면서 “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와 답변을 했지만 정작 그런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들은 참석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기자는 “새 사장 선임과정에서 토호들의 이름이 거명될 때 조직을 떠나기로 이미 결심했었지만 서형수 사장이 와서 떠날 결심을 접었었다”면서 “서 사장이야말로 경남도민일보를 살리고 지역신문의 미래를 열어줄 구세주였다고 생각해서 다시 열정을 불태워보리라 다짐했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러나 우리 회사의 좀비들은 끊임없이 서 사장의 개혁에 저항했고, 급기야 노동조합을 뒤흔드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사장에게 “서형수 사장은 절대 사임하시면 안된다. 다음 편집국장 지명에서 김주완보다 더 파괴적으로 연공서열을 깨지 않으면, 마지막 남은 변화의 가능성은 사라지고 만다”면서 “그걸 통해 더 확실한, 더 근본적인 개혁의 칼을 빼들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또한 “후배들은 서 사장을 끝까지 잡아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끝으로 김 기자는 “떠나면서 가장 미안한 사람들은 개혁신문 도민일보에 기꺼이 살점을 떼어 준 6,300여 명의 주주들”이라면서 “경남도민일보는 반드시 살아야 할 신문이다. 사내 좀비와 토호들에게 헌납할 신문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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