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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들의 몸매만큼이나 둔탁해져버린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블로그와] 나루세의 不老句
나루세 | 승인 2017.07.04 11:44

2001년 처음으로 공개된 영화 '분노의 질주' (원제 Fast and Furious)는 어느 새 17년 동안 8편의 시리즈가 공개된 장수 시리즈물로 자리매김하였다. 금세 식어버릴 것 같던 시리즈는 장소를 바꾸고 등장인물들을 추가하면서 야금야금 키워진 스케일만큼 생명력을 연장했다.

무엇보다 시리즈 인지도의 터닝 포인트는 다름 아닌 비극적인 일을 통해서였다. 오리지널 시리즈부터 주연배우 빈 디젤과 함께 호흡을 맞춘, 어찌 보면 시리즈의 상징적인 존재나 다름없었던 폴 워커가 영화에서처럼 자동차 드라이브를 즐기던 중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갑작스런 그의 부재는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도를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2015년 봄에 개봉한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연출을 맡은 제임스 완(공포영화 '컨저링'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이름을 확실히 알린 그 감독)의 빼어난 연출력과 새롭게 악역으로 등장한 제이슨 스타덤의 카리스마 등이 맞물리면서 역대 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두었다. (북미흥행 기준 $316,986,481)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포스터

전편인 6편 엔딩 타이틀 직후 공개된 영상에서 무자비한 카리스마로 새로운 긴장감을 예고했던 제이슨 스태덤의 존재가 시리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8편 개봉을 앞두고 폴 워커도 떠나고 극중에서 무자비한 악당이었던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마저 감방에 갇히게 된 마당에 과연 어떤 존재가 나타나 또 다시 소동을 일으킬지에 대한 궁금증은 7편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덜할 수밖에 없었다. 7편 마지막에 폴 워커를 떠나  보내는 장면이 어쩌면 시리즈에 대한 영원한 작별처럼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폴 워커 없는 '분노의 질주'는 2년 만에 새롭게 선을 보였다. 폴 워커의 날렵한 매력 대신 빈 디젤이나 드웨인 존슨의 우락부락한 근육질(우락부락하다 못해 둔탁하게 느껴질 정도의)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워낙 이 두 명의 배우들이 우람하다 보니 나름 몸매가 강인하게 갖춰진 제이슨 스타뎀이 왜소해 보일 정도였다.

쿠바에서 레티(미셸 로드리게즈)와 함께 행복한 일상을 즐기던 도미닉(빈 디젤)은 가끔씩 플레이 스테이션 콘솔 게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황당무계한 레이싱을 통해 일상의 무료함을 달랜다. 그런데 그의 일상이 단조롭게 돌아가는 것을 그냥 내버려두기 싫은 누군가가 그의 멘탈을 뒤집어 놓는다.

(영화 중반부에 공개되는 사연으로 인해) 멘탈이 뒤집어진 도미닉은 그 누군가(사이퍼 : 샤를리즈 테론)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악당 짓을 일삼는다. 동료들의 멘탈마저 붕괴시키면서 타겟을 자처한 도미닉은 옛 동료들에게 어쩔 수 없이 총구를 겨눠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새롭게 등장한 악당 사이퍼(샤를리즈 테론)는 온갖 최첨단 무기를 동원하여 세상을 뒤집을 준비에 여념이 없다. 여기에 우람한 근육으로 모든 일들을 해결하는 지구 최강의 해결사 도미닉(빈 디젤)까지 손안에 넣었으니 그녀가 원하는 세상 전복은 시간문제이다.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스틸 이미지

도미닉의 선택은 뒤집어진 멘탈답게 또 다른 뒤집기였다.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를 이용한 것이었다.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일 것 같던 데카드의 '가족애'를 자극하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액션 장면은 거대한 잠수함에 맞서 도미닉 일행이 특유의 드라이빙 실력으로 대응하는 액션 시퀀스들인데 점점 시리즈가 피어스 브로스넌이 출연하던 007 시리즈의 초현실 액션과 싱크로율이 높아지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특히 피어스 브로스넌의 마지막 007 출연작이었던 '다이 어나더데이' (Die Another day)에서도 그가 탑승한 애스턴 마틴이 빙판 위를 김연아처럼 자유롭게 활보하며 액션을 펼친 바 있다.

일단 영원한 악당으로 남을 것 같던 데카드 쇼마저 자신의 일원으로 끌어들인 도미닉의 수완에 힘입어 분노의 질주단 일행은 세상을 위기에서 구해낸다.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스틸 이미지

그런데 시리즈 특유의 쫄깃함보다는 둔탁해진 스케일이 영화를 지배하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미 10편까지 촬영이 예정되어 있다는 이 시리즈가 앞으로 어디로 갈지는 예측 불가이다. 때마침 영화의 시작부터 함께한 여주 미셸 로드리게스가 허술한 스토리라인에 불만을 품으면서 과연 9편에 출연할지 고민이 된다고 제작진에게 엄포를 놓았다는 외신기사가 나왔다.

오죽하면 시리즈를 탄생시킨 여주인공마저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십분 이해가 되었다. 관객들도 갈수록 황당무계해지는 시리즈의 스케일과 허술한 스토리에 영화 제목 그대로 분노를 느끼는데 직접 찍는 이들은 오죽했으랴. 아무튼 시리즈가 장수하기 위해서는 재정비는 분명히 필요해 보인다. 지금처럼 지나치게 아날로그를 무시한 둔탁하고 정 없는 액션으로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도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대중문화와 스포츠는 늙지 않습니다(不老). 대중문화와 스포츠를 맛깔나게 버무린 이야기들(句), 언제나 끄집어내도 풋풋한 추억들(不老句)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나루세의 不老句 http://blog.naver.com/yhj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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