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사망한 김모군의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지난해 5월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김모군이 사망한 사고의 1주기가 다가왔다.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 씨는 23일 한겨레 지면에 <한빛 어머니가 김군 어머니께>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김 씨는 글의 도입부에서 지난해 10월 본인의 아들인 이 PD를 잃은 경험을 밝히며 “(고 이 PD는) 자신이 고민해온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멋진 작품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던 ‘아름다운 청년’이었습니다”라고 밝혔다.

▲23일 한겨레 지면 칼럼.

김 씨는 “(고 이 PD가)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에 고통을 받아 입사 9개월 만에 목숨을 끊었습니다”라며 “그 후 회사의 공식사과와 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엄마로서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지난 4월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세상에 알렸습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리움을 떠나 사무쳐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세월은 위로가 될 수 없었습니다”라며 “저도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한빛아, 거기 아니면 네 꿈을 펼칠 곳이 없겠니. 그냥 나와. 넌 성실하고 열심히 살았으니까 기회는 많을 거야’라고 강하게 말할 것”이라고 했다.

김 씨는 이어 고 이 PD가 자신의 SNS에 김 군 사고와 관련해 쓴 글을 덧붙였다. 고 이 PD는 SNS 글에서 김 군의 죽음에 대해 “구조와 시스템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죽음”이라며 “이윤이니 효율이니 헛된 수사들은 반복적으로 실제의 일상을 쉬이 짓밟는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글의 말미에 “저는 한빛을 가슴에 묻지 않고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이 없지만 노력하겠습니다”고 밝혔다.

한편, 김 군의 사망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수리 노동자들의 처우는 일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상수 전국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 군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수리 노동자들의 처우는 간접고용에서 직접고용으로, 안전업무직이라는 별도직군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또 의무적으로 2인 1조 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안전교육과 보호구 지급기준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완전한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차별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못 다 핀 청년 추모'(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시민들이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 모(19)씨를 추모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 28일 오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2016.6.1 jin90@yna.co.kr

조 위원장은 “일단 서울시 재해율은 미세하게 줄고 있다”면서 “안전에 대한 투자효과는 단기적이기 보다는 장기적인 특징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군 사고가 발생했던 스크린도어 정비 직영화 한 이후에 장애보장 건수가 대폭 감소했고, 기관사들이 보이는 공황장애도 현재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체감할 만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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