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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메모 습관
황지희 기자 | 승인 2007.11.28 07:22

   
 
11월 27일 MBC <PD수첩>의 한장면이다.

지난 22일 'BBK 사건'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는 명함한장이 등장했다.

이명박 후보는 본인은 BBK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는 이명박 후보에게 직접 받은 명함을 공개했다. 공개된 이명박 후보의 명함에는 'BBK 투자자문주식회사, LK-e뱅크, e뱅크 증권주식회사'라고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측은 그런 명함을 찍은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한나라당은 "이 대사가 이 후보 사무실에 놀러왔을 때, 책상에 있던 사용치 않던 명함에다 (가져가) 이후보의 주소를 기재했는지 모른다"라고 발표했다.

이는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격이 되어버렸다.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는 <PD수첩>을 통해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인 김백준 씨에게 받은 명함도 내놓았다.

김백준 씨의 명함에는 '이명박 2002-3-31 at New Korea'라는 메모가 적혀있었고, 역시 'BBK 투자자문주식회사, LK-e뱅크, e뱅크 증권주식회사'라고 하단에 인쇄되어 있었다.

어떤 의미인고 하니 2002년 3월 31일은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가 김백준 씨를 뉴코리아 컨트리 클럽 골프장에서 처음 본 날이라는 뜻이다. '이명박'이라는 메모가 같이 있는 이유는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증거였다.

이 날만 유독 명함에 그런 기록을 남겼냐고 의심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는 이를 예측했는지 평소 관리하던 명함집과 수첩도 함께 보여줬다. 그 명함집은 연도별, 직업별로 분류되어 있었다. 명함에 그 명함을 받은 장소나 상대방의 특징이 모두 기록되어 있었다. 방송 내용에 대해 김백준 씨는 그런 명함을 찍은 적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장춘 전 외무부 대사는 이명박 대선후보와 김백준 씨의 명함을 스스로 만들어 보관해 왔다는 말인가? 귀신이 와서 주고 갔다는 뜻일까?

이번 방송은 'BBK 사건'과 관련된 증거들이 이렇게 한사람의 메모습관 덕분에 자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에서 흥미로웠다.

26일 방송된 KBS <경제비타민>에는 1961년부터 가계부를 계속 써온 박래욱 할아버지가 나왔다. 박래욱 할아버지는 10살때부터 단돈 100원만 써도 모두 기록으로 남겨놓았다고 한다.

그 가계부는 이제 단순한 가계부가 아니었다. 근대사 물가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교과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현재는 국립 민속박물관에서 보관중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 가계부는 서민경제에 관한 역사를 정리할 때 가장 명백한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역사의 기록자가 될 수 있다. 수첩에 적어뒀던 메모, 블로그에 올려뒀던 한장의 사진이 후에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사소해도 좋다. 나만의 역사책을 쓰고 싶어졌다. 

황지희 기자  nabt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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