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동조합의 전직 간부들이 KBS노조에 대해 "어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새 노조 건설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강명욱, 나신하, 류지열, 박기완, 손관수, 엄민형, 장영우, 최봉현 등 57인의 KBS노조 전직간부들은 29일 발표한 성명에서 "젊은 후배들의 의로운 새 노조 건설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스스로 양심을 지키고 공영방송 KBS가 더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힘찬 투쟁의 대열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언론노조 탈퇴 이후 기존 노조는 민주진영과의 유대를 상실한 채 고립을 자초했다. 국민적 지지를 상실하고 민주진영과의 유대감마저 끊긴 상황에서 수신료 인상인들 가능하겠느냐"며 "비록 새 노조 건설이 고난의 가시밭길이라 하더라도 90년 4월의 정신으로 돌아가 두려움없이 당당하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와 PD를 포함한 각 직종 젊은 그룹들의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록 그들이 다수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들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KBS노동조합의 가장 정의로운 부분이며 투쟁동력의 핵심을 이루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선택한 새 노조 건설에 동참하는 것이야말로 KBS인의 양심이며 선배된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강동구 집행부에 대해 "파업이 무산된 이후 특보사장과의 물밑 교섭을 통해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 등에 합의한 행위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측의 시혜적 조치에 의존해서 집행부의 수명을 연장한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무장해제된 노조의 존속은 사측의 이해와 맞아 떨어진다. 집행부 의사와는 무관하게 사측의 노조 어용화 전략에 놀아날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강동구 위원장 스스로 밝혔듯이 '무장해제된 노조'로는 공정방송은 커녕 임금과 복지, 나아가 구조조정 싸움에서도 사측에 대항하기 어렵다"며 "사측의 시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식물노조에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엄경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준비위원장은 "역사적 전통성이 있는 과거 KBS노조 간부들이 새로운 노조의 정당성을 인정해준 것이다.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새 노조 건설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엄 위원장은 "곧 회사측에 단체교섭 신청을 해서 교섭권을 인정받겠다"며 "조합 가입을 더욱 독려해 1월 중 정식으로 본부 출범식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29일 새 노조 동참을 선언한 KBS노조 전직간부 57인 명단이다.

강명욱 강병택 고인석 권오훈 국은주 김동훈 김기현 김남용 김병국 김영삼 김영한 김용덕 김용진 김창회 김태규 김현석 김홍철 나신하 류지열 류해남 박기완 박기호 박인규 박천기 복진선 손관수 심웅섭 엄민형 오태훈 원종재 용태영 왕종원 유용준 이강택 이도경 이상필 이내규 이수연 이건준 이태경 이택순 이해원 이형걸 장영우 전영일 정일서 정재준 정찬필 조현국 최봉현 최선욱 최용수 최재형 홍소연 황형선 한영철 현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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