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칵 뒤집어 질 엽기적 사건이 벌어졌다. 남성아이돌 그룹 2PM 옥택연의 팬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혈서’와 생리 속옷 인증샷을 올린 것이다. 이 사건은 인터넷 신문, 각종 커뮤니티 등 파장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2PM 갤러리’에 “옥택연에게 생리혈서를 바칩니다(인증)”의 제목으로 올라 온 문제의 게시글에 “믿을 수 없다.” “물감이다”라는 의혹 댓글이 달리자, 이후 문제의 팬은 본인 것이라며 생리혈이 묻은 속옷을 올려 파장이 더욱 커졌다. 파장이 커지자 디시인사이드 측은 문제의 게시물을 삭제한 상태다.

여느 사건과 마찬가지로 ‘공개 재판’이 열렸고, 엽기 행위에 열받은(?) 네티즌은 신상을 공개하고 미니홈피에 비난글을 남겨 ‘처벌’했다. 이에 문제의 팬은 미니홈피에 “저로 인해 팬들과 택연이에게 심려를 끼쳐드려서 너무 죄송합니다. 이렇게 일이 커질줄 몰랐습니다. 저는 사생팬이 아니에요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단지 집착이 심할 뿐”이라는 반성과 사과를 했다. 그럼에도 비난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언론사닷컴 등에서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어 파문 확산에 일조를 하고 있다. 결국 파문이 커지자 일부 언론에서는 선정적 보도에 대한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연예인 자살 보도 등 여타 유사 사건과 비교 해 볼 때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빨리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선정적 사건 그리고 언론 보도에 이은 대중의 관심 증폭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면밀한 원인 분석과 사회적 차원의 대안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선정적 보도 자제하자”라는 구호라던지 포털의 블라인드 정책처럼 ‘언발에 오줌누기식’ 대응으로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는 어렵다.

어느 한 팬이 벌인 불편한 이야기는 쉽게 끝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관련 기사는 쏟아지고 있고, 인터넷을 사용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는 네이버 검색 순위 상위에 노출되어 있다. 다소 과격한(?) 팬 사이에 오고간 이야기로 그치고 말았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은 숨긴다고 해결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건을 접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충격적일 것이다. 종종 외신을 통해 국내에 전해지는 ‘얼마주면 결혼 해 주겠다’ ‘얼마 주면 애를 낳아주겠다’고 광고한다는 어느 여학생의 사건 뉴스는 애교에 불과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번 사건이 공론화 되면서 많은 여성들이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고 남성에게도 마찬가지로 불편한 일일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사건을 보면서 수치심과 불편함으로 ‘죽을 것 같다’라고 느끼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선 챙겨야 할 사람은 문제의 팬이다. 행동이나 자신의 미니홈피에 남긴 글로 짐작해 볼 때, 비난과 압박이 계속된다면 극단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겠다는 걱정이 된다. 그렇지 않더라도 심리적으로 많은 상처를 받고 있을 것이다. 주변사람들과 단체가 도움에 나서야 한다. 개인의 안위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사건의 파장을 더욱 키우지 않기 위한 필요한 조치다.

문제의 팬은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빵꾸똥꾸의 해리가 친구에게 애정의 표시로 예전 앞니를 보여주거나 김치와 아몬드를 입에 넣다가 '씻어' 주는 것 처럼 자기만의 독특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사회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 밖의 행동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러한 애정표현은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렵다는 점과 큰 파장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그(녀)의 ‘무지’만 탓하자. 벼랑 끝으로 몰아서는 안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책임자'들은 또다시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이러한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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