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대선 출마설이 제기되면서 '반문연대' 구성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반문연대 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8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종인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대한민국 비상대책위원장'을 콘셉트로 삼아 '문재인 대항마'로 직접 나서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김 전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전 대표는 정치권을 향해 '공동정부 구성'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연합뉴스)

김종인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결심함에 따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유한국당을 아우르는 '반문연대' 논의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8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민주당 비문 의원 9, 10명과 국민의당 의원 5명 등 10여 명과 조찬회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는 문재인 전 대표가 27일 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60% 이상을 득표함에 따라 반문연대의 필요성을 공유하는 인사들이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반문연대를 구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먼저 국민의당은 '자강론'을 앞세운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에서의 압도적 지지로 사실상 대선 본선행을 거의 결정지은 상황이다. 안 전 대표는 대선 전 선거연대는 없다는 명확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반문연대 구성을 위해 선행돼야 할 보수단일화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바른정당과 자유당의 유력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홍준표 경남지사가 보수후보 단일화에 대해 의견을 함께하고 있지만, 다른 대선 경선주자들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는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유승민 의원을 향해 "유 후보가 보수후보 단일화를 얘기하면서 바른정당이 갈 길을 잃었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자유당 김진태 의원은 홍준표 지사에 "느닷없이 경선 중에 다른 당 후보와 연대한다고 한다"면서 "서로 이념이 다른 연대는 파괴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종인 전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공동정부 구성은 결국 권력의 이합집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지금은 흐지부지된 개헌론을 비롯해 '연정'을 기틀로 하는 국정운영 모델을 계속해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선거제도 개혁이 없는 상황에서의 정치집단 간 연정은 당장 20대 국회의 다당제 구도에서 시작은 가능하겠지만, 결국 새로운 거대정당의 출현으로 수렴될 가능성도 있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현재 선거제도 하에서 구조적 연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연립정부가 자연스럽게 구성이 되려면 선거제도 개혁이 우선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 공동대표는 "김종인 전 대표가 공동정부, 연립정부를 얘기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현재의 선거제도에서 권력의 이합집산을 시도하는 것은 결국 새로운 거대정당을 만들어 권력 나눠먹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1990년 3당 합당에서도 경험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공동대표는 "만약 김종인 전 대표가 공동정부를 제도적, 구조적으로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라면 선거제도 개혁부터 앞장서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다"고 강조했다.

한편 28일 오전 YTN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한 송영길 민주당 의원(더문캠 선거대책본부장)은 김종인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본인의 자유니까 (대선 출마) 하는 것"이라면서도 "아무나 출마하고 싶다고 해서 출마하는 게 아니라 시대적 요구가 있어야 한다"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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