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반문연대'를 좇다가 오보를 냈다.

23일자 조선일보는 <김무성, 안철수·홍준표 오가며 3각연대 타진> 기사를 게재했다. 해당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김무성 의원은 이달 초 안철수 후보와 만났다"면서 "김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두 사람의 만남에서 향후 각 당의 후보가 선출되면 연대 문제를 제대로 논의해보자는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른정당의 다른 의원도 '일단 두 사람이 만난 것 자체가 연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면서 "다만 안 의원은 이 같은 연대 논의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23일자 조선일보 5면.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김무성 의원과의 만남 자체를 부인하고 나섰다. 안철수 선거캠프 전현숙 대변인은 "오늘 조선일보 3면에 실린 기사는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안철수 후보는 김 의원을 만난 적도 없고 만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전현숙 대변인은 "안철수 후보는 일관되게 연대에 관한 입장을 밝혀왔고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주장해왔다"면서 "정치인만을 위한 무원칙한 연대,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세력에 면죄부를 주는 연대, 특정인을 반대하는 모든 정치공학적인 연대는 국민들에게 실망감과 분노를 안겨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자 조선일보 기사는 명백한 오보이며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의원도 23일 바른정당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정치인이 어려운 현안을 풀기위해 여야를 넘나들며 만날 수 있고, 같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한 번도 지금까지 제 입으로 먼저 그런 사실을 말씀드린 적이 없다"면서 "많은 언론에서 저와 측근 의원, 가까운 의원이라는 이름으로 기사를 양산하는데 제발 중단해주시길 간절히 말씀드린다"고 당부했다.

▲조선일보가 수정한 부분. (사진=네이버 뉴스 캡처)

당사자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조선일보는 인터넷판 관련 기사에서 "안 의원 측은 '김 의원을 최근 만난 사실이 없다'고 만남을 부인했다"는 문장을 추가했다. 그러나 이미 인쇄된 지면은 수정할 방법이 없다.

이번 조선일보의 오보는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모든 세력을 결합시키려다 발생한 사건으로 판단된다. 조선일보는 3지대 빅텐트, 보수후보 단일화 등을 꾸준히 보도하면서 한편에서는 문 전 대표의 안보관 등을 집중 공격해왔다.

조선일보의 이 같은 보도행태는 문재인 전 대표를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한 대항마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오보는 관찰자인 언론이 정치 현실에 개입한 사례로 남기에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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