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 계약직 지부(지부장 홍미라)에서 사장 응모자들에게 “KBS의 비정규직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계획을 제시하라”고 공개 질의하고 나섰다.

이들은 11일 본관 앞에서 ‘비정규직 대량 해고 주범 이병순 사장 연임 시도 규탄 투쟁 결의대회’를 여는 한편, 차기 사장으로 유력한 이병순 사장과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을 비롯해 사장 후보자 15인에게 이 같이 질의했다.

공개 질의서에서 이들은 “국민의 방송 KBS의 사장을 선출한다는 것은 단순히 한 기업의 수장을 선출한다는 차원을 넘어선다”며 “공영방송이 수행해야 하는 막대한 공적 책무와 사회적 역할을 가장 책임감 있게 수행해야 하는 자리가 KBS 사장”이라고 주장했다.

▲ 11월 10일 KBS 본관 앞에서 진행된 '홍미라 지부장 사장후보 등록 기자회견'의 모습ⓒ권순택

이들은 “KBS는 최장 14년 간 직접고용형태로 근무하던 노동자들을 자회사로 전적시킴으로서 자회사 관리비 명목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게 됐다”며 “현재 KBS에서 해고된 노동자들 35명은 해고무효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내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해고될 연봉계약직 사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현황을 설명했다. 또한 “사측이 재판부로부터 패소 판결을 받을 경우 백여 명 사원들의 밀린 임금을 한꺼번에 배상할 의무가 발생해 그 비용 역시 고스란히 국민들의 수신료로 지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현재 KBS가 부당하게 자행하고 있는 비정규직 해고는 KBS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기반은 물론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파괴하고, 공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면서 “KBS 사장으로 선출될 경우 비정규직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묻는다”고 질의했다.

또한 “KBS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지혜로운 해법과 공영방송 수장으로서의 철학을 기대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오진호 사무국장은 “2009년 연중기획으로 ‘일자리가 희망이다’를 진행하고 있는 KBS가 이런 식으로 비정규직을 해고한다면 추락한 KBS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는 더더욱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진정 공영방송으로서의 KBS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자 하는 차기 사장이라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지혜로운 해법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KBS 계약직 지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KBS에서 해고된 조합원은 55명으로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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