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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 '탄핵' 편 돌연 불방3개월 준비 프로그램, 편성본부장 "보고받은 적 없다" 중단시켜
이준상 기자 | 승인 2017.03.13 16:00

13일 방송 예정됐던 <MBC 스페셜> ‘탄핵’ 다큐멘터리가 불방됐다. 편성 담당 간부가 해당 프로그램을 돌연 편성을 취소시켰기 때문이다. 해당 간부는 “방송 기획을 보도 받지 못했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구성원들은 ‘방송강령과 편성규약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에 따르면 이정식 MBC PD는 지난해 12월 김진만 다큐멘터리 부장과 김학영 콘텐츠제작국장에게 ‘탄핵’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고 보고했다. 담당 부장과 국장은 “김현종 본부장이 제작을 승인했다”며 제작 진행을 지시했다. 해당 방송은 <MBC 스페셜>에서 13일 밤 방송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김현종 당시 편성제작본부장이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제작 중단을 지시했다. 그는 곧바로 “보고받은 기억은 있지만 승인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후임인 김도인 현 편성제작본부장은 “(김현종 전임 본부장으로부터) 인수인계받은 것이 없으며, 본인도 이 아이템의 방송을 승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13일 저녁 방송 예정인 <MBC 스페셜> '탈북자의 귀농' 예고편 화면 갈무리.

결국, ‘탄핵’을 주제로 한 방송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13일 <MBC 스페셜>은 ‘탈북자의 귀농’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이정식 PD는 지난주 인사발령에서 돌연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전보 조치됐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오후 특보를 내고 “지금의 MBC 상황에서 ‘탄핵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 준비가 본부장에게 보고도 없이 3개월 가까이 진행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무엇이 두려워 시사도 하지 않고 서둘러 방송 제작을 막았는가”라고 지적했다.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파면되며 MBC를 제외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관련 보도 및 시사 프로그램들을 장시간 배치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KBS는 탄핵 다음날인 지난 11일 밤 10시 30분부터 <제 18대 대통령 박근혜 탄핵>이란 제목의 1시간 짜리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해 방송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의 '제 18대 대통령 박근혜 탄핵'과 12일 방송된 SBS의 ‘사건번호 2016헌나1’ 방송 화면 갈무리.

SBS는 11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최순실씨의 재산형성 의혹을 깊이 있게 파헤쳤으며 12일 <SBS스페셜>에서는 ‘사건번호 2016헌나1’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탄핵의 배경과 의미를 짚었다. KBS와 SBS의 해당 방송들은 평소 대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가운데 ‘탄핵’을 다룬 프로그램은 없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헌정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 절차에 따라 파면되었다. 방송제작자라면 이 역사적 사건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며 “MBC는 공영방송사로서 역사에 대한 기록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또한 “‘보도받은 적 없다’는 본부장의 한 마디로 3개월을 준비한 프로그램을 언제든지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것은 방송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MBC 방송강령과 편성규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 경영진은 이러한 위법 행위를 지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반복해왔다. 대한민국은 이 소수의 극우파 경영진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모든 법적, 정치적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상 기자  junsang0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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