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걸그룹 'AKB48'을 떠올리게 했던 Mnet <프로듀스 101>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한 프로젝트 걸그룹 'I.O.I(아이오아이)'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Mnet은 보이그룹판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지난해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한다.
그런데 <프로듀스 101> 시즌2는 지난해 <프로듀스 101>에 비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연예기획사 소속 보이그룹 연습생을 모집하는 게 쉽지 않은가 보다. 그 속내를 쉬이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프로듀스 101> 시즌2 관련 기사를 보면 꽤 오랜 시간 활동해 오던 보이그룹 멤버들이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참여하는 내용이 상당수이다. 이 중 일찌감치 <프로듀스 101> 시즌2에 멤버 전원 참여 확정을 지은 '뉴이스트'는 무려 데뷔 6년차에, 해외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온 중견 아이돌 그룹이다.
뉴이스트처럼 <프로듀스 101> 참여를 기정사실화하진 않았지만, <프로듀스 101> 시즌2 참여 그룹으로 거론된 '크나큰', '헤일로' 등도 최소 몇 년 이상 활동했던 기존 아이돌 그룹이다. 하지만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것 같은데, 몇 년 이상 활동한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니 머리가 약간 얼얼해지는 기분이다. 그런데 이들 외에도, 활동한 지 꽤 되었지만 대중에 알려지지 못한 아이돌 그룹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
그래서 통편집될 것을 각오하고 명절마다 방영되는 MBC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에 출연해 악착같이 뛰어다니는 것이고, 하다못해 5년 이상 활동한 경력과 자존심을 굽히고 <프로듀스 101>에서 아직 보이그룹이 되지 못한 연습생들과 동급에서 경쟁해야 하고, 다른 연습생들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안 좋은 소리까지 감수하는 것일 게다.
<프로듀스 101> 시즌2에 기존에 활동했던 보이그룹들의 출연이 활발해진 것은, <프로듀스 101>을 통해 인지도를 확 높인 다이아 정채연의 영향이 크겠다. 정채연이 <프로듀스 101>에 출연했을 때도 기존 걸그룹 멤버가 신인 걸그룹을 만드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구설수에 오르긴 했지만, 결국 정채연은 최종 아이오아이 멤버가 되었다. 이 후에도 아이오아이와 다이아 활동을 병행해 말이 많긴 했지만, 어쨌든 정채연은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인기 아이돌이 되었다.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참여한 기존 보이그룹 멤버들 또한 정채연처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받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최종 멤버에 합류한다고 해도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게 쉽지 않지만, 만약 최종 멤버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어떨까. 하지만 이들에게는 몇 년 이상 아이돌로 활동한 자존심도 사치인 것처럼 보인다.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대중의 관심이다. 그래도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하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올라갈 수 있고, 주요 포털 연예기사에 그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한 줄이라도 나갈 수 있으니까.
<프로듀스 101> 시즌2가 <프로듀스 101>처럼 잘될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프로듀스 101>과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서, 어떻게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새로운 기회를 얻고자 하는 청춘들의 꿈을 폄하하고 싶지 않다. 꿈을 위해 열심히 달리는 모든 청춘들이 원하는 대로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 꿈을 이루는 사람은 소수다. 특히나 아이돌, 연예인처럼 파이가 한정적인 시장에서는 말이다. 차마 <프로듀스 101> 시즌2의 성공을 응원하지는 못하겠지만, 고민 끝에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하는 청춘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프로듀스 101> 시즌2가 잘되어야할 것 같은데, 여러모로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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