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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축소와 국정지지율 상승의 이율배반경향, 경제회복 기대감이 국정수행 지지율 상승 요인
유영주 객원기자 | 승인 2009.10.08 17:04

경향신문과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설문조사. 국민 10명 중 8명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정책’을 신뢰하지 않는 걸로 나왔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잘 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44.6%로 나왔다. 8월 25일 같은 기관의 여론조사 때보다 3.2%나 올랐다. 친서민행보가 지지율 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혔다는 분석이다.

경향신문은 10월8일자 사설 ‘친서민행보에 대한 국민 불신 직시해야’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 평가하는 국민들 중에서도 26.6%만이 친 서민정책이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고 쓰고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경향신문은 “고달픈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지율 상승세와 친서민정책 불신’이라는 부조화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민심은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다”는 경고로 마무리 했다.

   
  경향신문 10월8일자 사설  

경향신문이 지적한 ‘고달픈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국정수행 지지도에 반영된 것이 맞다면 이명박 정부의 미래는 최소한 논리적으로는 순탄할 수 없다. 빈곤사회연대가 분석 발표한 ‘2010년 복지 분야 예산.기금안’ 보고서에 따르면 ‘친서민정책’의 근간인 ‘복지’가 대폭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복지 예산.기금을 줄이거나 변형 적용해 슬림화를 단행하면서도 “복지 지출 사상 최대”라는 ‘허장성세’를 부렸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30일 정부가 발표한 2010년 복지 지출 규모는 81조원으로 2009년 본예산 74.6조원에 비해 6.4조원(8.6%)이 늘었다. 정부는 ‘사상 최대’의 근거로 복지지출 증가율이 예산증가율의 세배에 달하며, 총 지출 중 복지지출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빈곤사회연대는 “복지지출이 늘어나서 라기보다는 다른 분야의 증가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복지지출 증가율 8.6%는 노무현 정부 시절 평균증가율 10.1%에 못 미치며, 추경예산안에 비해서는 0.7% 증가에 그쳐 물가상승율 3%를 감안하면 사실상 삭감된 셈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소관 예산도 지난 5년간 감소한 적이 없었는데, 사상 처음 줄어들었다.

정부가 늘어난 예산으로 밝힌 6.4조원에는 공적연금 2조2천억원, 기초노령연금 0.3조원, 건강보험 0.2조원, 실업급여 0.2조원 등이 3조원과 보금자리주택은 융자성 사업인 보금자리주택 2.6조원 등 5.6조원이 포함됐다. 빈곤사회연대는 “그러나 250여개에 달하는 다른 복지사업예산은 거꾸로 5조원 정도가 삭감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가령 기초생활보장예산에서 수급자수가 2009년 158만6천 명에서 2010년 163만2천 명으로 늘리고, 예산도 7조1355억원에서 7조2930억원으로 1575억원 늘었다고 하지만 최저생계비가 2.7% 인상 분을 감안하면 수급자수의 증가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빈곤사회연대는 또한 정부가 2010년 7월부터 중증장애인 연금 신규 도입과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및 장애아동 재활치료 등에 편성한 예산에 대해 “전형적으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장애연금도입을 환영해야 할 장애계가 오히려 현행 장애연금도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실용 서민정책의 핵심’으로 든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에 대해서는 “이 제도를 통해서 이득을 얻는 세력은 등록금 올리는 데에 부담을 덜게 된 대학당국과 이자로 차익을 얻게 되는 금융기관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는 이 제도 시행 발표와 동시에 차상위 계층에게 지급되었던 등록금보조예산을 전액 삭감했고,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연 450만원을 지급했던 규모를 200만원으로 줄이기도 했다.

빈곤사회연대는 보금자리주택에 대해서는 “주된 대상은 은행대출까지 포함해서 3-4억원 정도는 마련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전월세 인구 중) 보증금이 1억원 미만인 경우가 96%에 달하고, 3천만원 미만인 67%”에게는 ‘그림의 떡’임을 환기했다. 서민을 위한 복지 지출 항목으로 두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빈곤사회연대는 정부가 2010년 예산을 짜면서 오히려 많은 부분을 없애버렸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을 정리했다.

<2010년 예산에서 삭감된 내역>
· 사회적 일자리창출 지원금 : 325억원 삭감
· 장애아 무상보육 지원금: 50억 삭감
· 보육시설 확충비용: 104억원 삭감
· 장애인차량 지원비 : 116억원 삭감
· 건강보험 가입자지원금 : 568억원 삭감
· 학자금대출 신용보증기금 지원액 : 1천억원 삭감(반값 학자금 대출금리 인하 묵살)
· 연탄 보조금 전액 삭감
· 서울시 독거노인 주말 도시락 보조금 - 전액 삭감
· 기초수급 생활자 의료비지원 540억 삭감
· 희망근로사업 2009년 26만명에서 2010년 10만명으로 축소
· 실직가정 생활안정자금대부사업 3000억원 삭감
· 한시생계구호사업 4181억원 삭감
· 긴급복지예산 1553억원에서 529억원으로 축소
·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원하는 연 450만원의 무상장학금 200만원으로 후퇴,
  차상위계층에게 주어지는 연 105만원 없어짐.
· 일자리대책예산 추경예산안 12조 1199억원에서 8조 8407억원으로 줄어듬
· 결식아동급식 한시적 지원금 4억 3100만원 삭감
· 저소득층 에너지 지원금 902억 삭감
· 저소득층 월세 지원예산 60억 전액 삭감

빈곤사회연대는 2010년 예산의 복지지출에 대해 한마디로 “‘민생안정, 미래도약’과는 거리가 멀고, 빈곤층에게는 ‘생존불안, 미래암울’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말하자면 줄어드는 복지 규모를 마치 늘어나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는 건데, 복지 지출 규모는 사회안전망의 유지와 직결되는 문제인 지라 일정한 시점에 실체가 들어나기 마련이다. 복지 규모와 이명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상승의 이율배반적인 상관 관계, 이 지지율 곡선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

유영주 객원기자  combycom@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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