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에서 파견된 청와대 행정관이 통신사들로 하여금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에 기금을 출연하도록 한 것과 관련해, "과연 일개 행정관의 독단적 행동이었겠느냐. 윗선과의 교감 내지 지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저도 조금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이명박 대통령의 특보 출신인 김인규씨가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민간협의체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7일 오전, 문방위 국감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직접 통신사 사장을 청와대로까지 불렀다면 이것은 일개 행정관의 뜻이 아니라 청와대의 뜻으로 보여진다. 윗선과의 교감 또는 지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내가 지시한 바 없다"면서도 "나도 조금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이 "5공때나 썼던 수법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다시 따져묻자 최 위원장은 "몰랐던 문제다. (행정관의 행위는) 적절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 문제에 대한 진상을 파악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청와대가 나서서 통신사들을 압박해 수백억씩 뜯어내는 행태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전병헌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뜯어낸다'는 표현은 좀 그렇다. 모금을 하려고 그랬겠죠"라며 "협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회비로 운영하는 방법과 기금을 모아서 운영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기업들을 압박해) 모금을 한 것이 옳았다는 게 아니다. 협회의 일반적 운영방법이 그렇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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