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활동가로 산다는 것은 문화연대 ‘문화콘텐츠포럼’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5년 6월 10일, ‘제 1회 문화콘텐츠포럼-<떨리는 가슴>의 문화적 의미’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는 오랜 시간 동안 ‘문화콘텐츠포럼’과의 쉼 없는 동고동락을 함께 해 왔다.

‘문화콘텐츠포럼’은 미디어 프로그램/텍스트 비평 담론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비평공간, 비평담론의 한계와 부족함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미디어 비평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화를 통한 의미의 발굴을 추구했으며 다양한 미디어 프로그램/텍스트의 사회 문화적 의미를 짚어보고자 했다. 한계적이나마 '문화콘텐츠포럼'은 미디어 안의 문화다양성 확대와 대안적 모형 및 방향을 공동으로 모색해 나갈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서 꾸준하고 굳건한 자리매김을 해왔다. 무엇보다 회를 거듭해 나가는 동안 문화연대 미디어 문화센터의 운영위원들과 활동가를 두텁게 묶어주는 동지애의 끈으로 그리고 포럼에 참여하는 사람들과의 연대의 다리가 되어 주는 고맙고 소중한 존재가 바로 ‘문화콘텐츠포럼’이다.

▲ '권력의 프로파간다(propaganda,선전술), 프로파간다의 권력' 토론회 모습ⓒ문화연대

지난 8월 28일, 환경재단 레이첼 칼슨 홀에서 열린 제 19회 문화연대 문화콘텐츠포럼 “권력의 프로파간다(propaganda 선전술), 프로파간다의 권력”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4대강 사업, 미디어법 등 사회적 합의를 위한 대단히 신중한 과정을 요구하는 사안들에 대해 관변방송을 떠올리게 하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주례 라디오 연설. 또한 이미 폐기처분 된 구시대의 유물인 ‘대한 늬우스’의 부활 등 쌍방향 소통의 시대를 거스르는 일방향성 커뮤니케이션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등 우리의 일상과 생활 전반 곳곳에 여과 없이 침투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논하는 자리였다.

19회 문화콘텐츠포럼은 소통이라는 거짓된 외피를 둘러 쓴 구시대의 악령인 권력의 프로파간다를 냉정히 분석하고 토론함으로써 시대와 상식을 배반하는 MB정권의 파쇼적 실체를 구체화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포럼이었다.

발제는 이영주 내밀사회문화연구소 선임위원이자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공동부소장이 “프로파간다와 스펙터클의 미디어 컨버전스”라는 주제로 맡았다. 이명박 정권아래 자본권력과 국가권력이 참으로 다양하게 그리고 양적으로 많은 광고와 이미지를 통해 유, 무형의 프로파간다를 펼치고 있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 분석한 소중한 자료였다. 그 후로 참가자들의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직접 토론문을 작성, 포럼에 참여한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소장은 권력/선전으로부터 사회를 구제하는 비평의 공익성을 강조했다. 그 어떤 타당한 근거나 논리도 없이 여론 제조를 목표로 한 선전적인 그리고 미혹적인 언어들의 남발. 그것은 진실과 무관한 거짓 혹은 일방적 주장 유포의 매우 일차원적인 선전에서 출발하며 자신의 특별한 이익을 모두의 공통된 이익으로 과장하는 이데올로기 선전과 국가의 전체(주의)적 미래 행복을 위해 개인에 앞선 ‘국민’의 통합을 요구하는 파시즘적 선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규찬 소장은 “‘대한민국’의 우수함을 강조하는 신애국주의, 신민족주의 선전들에 대항하기 위한 비판적 간섭, 비평적 개입이 핵심인 미디어문화 정치학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권력유지의 도구로서 미디어를 손아귀에 쥐고자 불법도 서슴지 않고 저지르고 있는 이명박 정권과 조중동에 대항하기 위해 희망을 놓지 않고 더욱 더 다양한 계층과 연대하여 현실이라는 전선에서 전력을 다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재열 시사IN기자는 “전략과 전술을 더욱 더 세련되고 분명히 가다듬어 권력의 선전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우리의 목소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일반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까다롭고 어려운 주제에 대해 신중한 접근방식을 택하면서도 성실하고 열정적인 자세로 토론에 임해주신 이광석, 이상훈 운영위원의 모습은 19회 문화콘텐츠포럼을 격의 없고 알찬 소통의 장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또 부드럽고 맑은 음성으로 포럼을 원활히 이끌어주시고 사회자 이상의 역할로 토론장을 알차게 채워주신 김영찬 미디어문화센터 공동부소장의 활약으로 더더욱 알차고 빛났던 시간들. 두 시간 반가량 진행된 19회 포럼은 발제자와 토론자의 경계를 허물고 소통의 가치를 각인시켜주는 논의의 장이었고 현장과 텍스트를 이어주는 가교였다.

떡볶이를 우적거리고 오뎅 국물을 들이키면 서민의 모습으로 둔갑되고 남대문 시장 한 복판을 점령하면 서민경제를 끌어안는 국부의 이미지로 왜곡되는 게 현실이다. 때로는 그것이 ‘통한다’는 사실에 절망스럽고 혼란하다. 그 외에도 수많은 현실적 절망감은 이명박 정권 들어 하나하나 켜켜이 쌓여간다. 쌓여있는 산적한 과제들을 차분히 정리해 문화콘텐츠포럼에 풀어놓기 위해, 다음 번 포럼을 준비하는 나의 손길은 또다시 바빠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문화연대 문화콘텐츠포럼을 준비하고 만들어나가는 순간의 소중함이야말로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의 활동가로 살아간다는 것의 기쁨이고 보람이다. 문화콘텐츠포럼과 함께 살아가는 나날들의 행복, 그 기쁨과 보람을 세상에 온전히 전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자고 나에게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문화연대는 문화권리 앞에서 예민하고 당당한, 당신의 불온한 상상력과 진보적 감수성을 위한 동반자이자 놀이터입니다. 국민 모두가 문화권리를 실현하고 문화민주주의가 확대되는 문화사회를, 문화연대는 고민하고 실천합니다. ‘억압이 아닌 자유’, ‘차별이 아닌 평등’, ‘경쟁이 아닌 평화’가 우리 삶에 보장되고, 문화를 둘러싼 사회적 공공성과 다양성이 확대되고 시민과 민중의 일상적 삶의 권리가 마침내 실현되는 그 순간을 위해 문화연대는 문화사회를 향한 무모한 도전과 발칙한 행동을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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