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의 ‘무한도전’ 컴백을 반대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일부 시청자의 권리라고 반대해도 그만큼 존중을 해준 ‘무한도전’의 입장이니 만큼 노홍철, 길, 정형돈 누가 됐든 ‘무한도전’ 측이 컴백을 결정하면 그걸로 존중하면 된다.

<무한도전>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상태다. 7의 멤버라고 뽑아 놓은 황광희는 근 2년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광희가 적응하는 데 1년 반이라고 했지만, 비유 대상인 정형돈조차도 1년 반을 대놓고 밀어주진 않았다. 광희를 띄워주고자 한 말이겠지만, 정형돈은 안 웃기는 캐릭터를 연기했지 안 웃겼던 건 아니다.

<무한도전>에서 어느 한 멤버를 무작정 띄우고자 한 것은 박명수 외에 크게 없다. 지난해에 정준하가 ‘무도’의 중심에서 큰 웃음을 주고, 양세형이 산소호흡기 역할을 해 그나마 버텼지만 7의 멤버라는 황광희는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일부 언론에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특집 또한 그의 역할은 미비하기만 했다. 그가 최고로 활약했다는 특집을 찾아봤지만, 그가 활약상이란 것은 뜀박질에 끝난 적도 있었고 <무한도전>이 ‘종이인형’이라며 캐릭터를 억지 주입해 만들어낸 분량은 절대적 평가로는 부족하기만 하다.

그나마 양세형이 들어와 깐족거리고 막내 라인을 만들어 웃음을 주자 분위기에 녹아드는 듯했지만, 사실상 그조차 양세형의 활약이 없었다면 반벙어리 이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무한도전>은 7의 멤버를 뽑아 노홍철과 길, 정형돈이 나간 자리를 메꾸려 했지만, 광희는 <무한도전>의 빈 곳을 메꾸지 못하고 근 2년간을 힘들어 해야만 했다. 양세형이 살려준 기간이 이 시점에서 8개월 정도 되는 것이니 그만큼 <무한도전>의 위기와 그 위기를 벗어나려는 기간에 피로감이 누적됐을 것은 분명하다.

양세형이 정식 멤버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지만, 아무 활약이 없던 광희의 자리라고 해도 그 자리는 채워줘야 한다. 그런데 새로운 멤버를 광희처럼 뽑아 선 분란이 더 키질 수밖에 없다. 7주의 휴식기에 맞춰 새로운 멤버를 정해 들어오는 게 가장 좋은 결정일 것.

당시 7의 멤버를 뽑고자 할 때, 제작진은 모르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래서 차라리 기존 멤버의 컴백이든 새로운 멤버 충원이든 제작진의 단독 결정이 필요하다고 시청자들은 꾸준히 말해왔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실질적으로 팀을 이뤄 능동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든 기억이 2년이 넘은 상태다. 현재 있는 멤버들 중 유재석을 필두로 정준하가 앞서 웃음을 주고, 그와 호흡을 맞추는 박명수는 ‘하와수’ 캐릭터로 뒷받침이 되었다. 회사로 따져선 중간관리자라 할 만한 하하가 전체 호흡에 동참하며 균형을 잡고, 양세형이 깐족거리거나 애드리브로 분위기를 띄우는 정도였다. 실제 능동적인 팀을 꾸릴 만한 여유는 없었다.

과거 7인 멤버였던 ‘유재석-노홍철-정형돈-하하-정준하-박명수-길’의 연결고리는 언제든 따로 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연결체들이었다. 그래서 삼삼오오 팀을 이뤄 많은 웃음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베테랑 7인 멤버가 있을 땐 2팀이나 3팀으로 나뉘어 게임을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현재는 두 팀도 제대로 만들어 게임을 못하는 상태다. 긴장감이 없는 일방적 게임은 늘 뭔가 하나가 빠진 재미를 줬기에 지루해하기도 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노홍철은 <무한도전>에서 유재석과 김태호PD의 노고를 가장 잘 해결해주는 진행자 역할을 해왔었기에 그의 컴백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유재석이 한 팀을 리드하고, 노홍철이 한 팀을 리드할 때 명품 특집이 많이 나왔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시의성 있는 주제와 급박히 진행할 주제를 특집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특집은 많았을 것이다. 그들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그만큼 <무한도전>의 운영에 큰 역할을 해왔다.

노홍철은 이제 <무한도전>에 출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정형돈도 중압감 때문에 못 나오는 것뿐이지 시청자 다수는 그의 출연을 기다리고 있다. <무한도전>의 과감한 결정이 필요할 때다.

판을 뒤엎으려는 사람은 항상 판을 뒤엎으려 한다. 그 사람이 판을 뒤엎는다고 해서 판을 깔지 못하는 것만큼 우매한 일도 없다. 책임을 졌다면 이제 돌아올 차례다. 2년이면 됐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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