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종교계, 정치권 등이 한 목소리로 애도를 표하고 나선 가운데, 일부는 김 전 대통령을 향해 여전히 불편한 시각을 여러 모로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추모(죽은 사람을 그리며 생각함)는 하되 애도(사람의 죽음을 슬퍼함)는 하지 않은 이들과, 추모와 애도 모두 하지 않은 채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폄하하고 비난하고 나서는 이들로 구분된다.

먼저 자유선진당과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인 자유주의진보연합은 김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애도를 표한 뒤, 김 전 대통령을 향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자유선진당 “노벨평화상, 과정과 내용에 논란의 여지 많았지만”

지난 18일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직후 자유선진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어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께서 영면하셨다”며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은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수상한 노벨평화상의 의미를 폄하하는가 하면, 김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 호남인 것을 거론하며 “호남지역을 대표하던 큰 정치인”이라고 지역주의에 한정해 김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이들은 “그 과정과 내용에 논란의 여지는 많았지만, 한반도 통일을 향한 열정과 의지로 노벨평화상도 수상하셨다”며 “호남지역을 대표하던 큰 정치인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가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동서가 화합하는 계기가 되어, 우리 정치가 보다 성숙해지기를 진심으로 염원한다”고 밝혔다.

자유주의진보연합 “지역감정 정치적 이용 등 후일 역사가 평가할 것”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인 자유주의진보연합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히면서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들은 “고인은 민주화와 IMF 경제위기 극복에 일정부분 공로가 있었지만, 지역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반헌법적 6.15공동선언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김정일 독재정권 수명을 연장시킨 점은, 후일에 역사가 정당하게 평가할 것”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조갑제 “김 전 대통령 국장, 국민 분열 부를 것”

▲ 조갑제닷컴 화면 캡처.

김 전 대통령의 장례 절차를 두고 유가족 측에서 정부에 국장을 요청해 정부가 국민장과 국장을 절충한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장으로 할 경우 “국민 분열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인 조갑제 닷컴에 ‘김대중 국장은 국가분열 부를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김 전 대통령만 유독 국장으로 한다면 이승만 지지자들은 당장 ‘건국 대통령보다 위대하다는 증거를 대어보라’고 나올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민통합의 계기가 되어야 할 장례식이 국민 분열의 촉발제가 될 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19일) ‘왜 대한민국이 상주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글을 통해서도 “김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건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적이 별로 없고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에 반하는 행동을 많이 했다”며 “그런 그가 타계하였다고 대한민국이 상주가 되는 국장을 해야 하는가? 대한민국의 명예는 실추시켜놓고 그 대한민국이 주는 명예를 얻겠다면 이게 사리에 맞냐”고 반문했다.

지만원 “김 전 대통령은 국가반역자”

이런 가운데 보수주의자인 지만원씨는 한 발 더 나아가 김 전 대통령을 ‘역적이자 빨갱이’에 비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김대중 같은 국가반역자에 국장이라니’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김대중은 역적이자 빨갱이다. 적장보다 더 나쁜 인간이 국가를 배신한 국가반역자”라며 “역적 간첩을 현충원에 보내면 그 순간부터 국가는 소용돌이 칠 것이다. 그의 시체에 한반도 기를 덮어 광주로 보내 “5.18장”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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