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선거, 안철수 사당 아니었다는 게 증명”

“국민의당, 무소의 뿔처럼 갈 때 국민들 신뢰 보낼 것”

“이번 대선은 ‘반보수’ ‘반부패기득권 세력’ 전선”

“공정과 책임이 시대정신”

“결선투표제, 유불리 따지지 않는 것이 노무현 정신”

“국민의당, ‘연대’ 보다 ‘자강’이 먼저”

안철수 국민의당 전대표. <사진=안철수 페이스북 캡처>

[미디어스=임진수 기자] 연말연초 정치 일정을 잡지 않고 두문불출하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4일 “칩거가 아니라 아주 긴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일부 언론에서 ‘칩거’라고 나왔지만 그동안 정말로 많은 분들을 만나서 여러 가지 말씀들을 나누고 의논했다”고 밝혔다.

그는 팽목항을 다녀왔다고 전했다. 그는 “1월 9일이 세월호 참사 1000일째가 되는 날”이라며 “국가란 무엇인지 그리고 또 정치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준 곳이어서 다시 정리하고 초심을 다잡기 위해서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어 “원내대표 선거 때문에 칩거했다는 것은 오해”라며 “단지 여러 사람 만나고 팽목항을 다녀왔지만 공개된 일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오해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대해 “경선 때 나오신 두 분 모두 훌륭한 정치인”이라며 “그런데 굳이 선택을 하자면 저는 김성식 의원이 이 국면에서는 더 역할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개혁의 골든타임으로 지금이야말로 개혁입법을 주도적으로 끌고 갈 정책전문가가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승용 원내대표도 워낙 경륜도 풍부하고 정치력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제가 생각했던 개혁입법 과제들을 이번에 국민의당 주도로 잘 풀어나가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보면 그동안 일부에서 정치적으로 주장을 했었던 안철수 사당이 아니었다는 게 증명된 결과 아니냐”고 반문한 뒤 “어떨 때에는 제가 당 대표도 원내대표도 아닌데 왜 안 나서냐고 비판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왜 나서냐고 이게 사당이냐고 할 때도 있다”며 “정치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로 제가 더 노력해야 될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당에 대한 자부심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역대 선거들을 보면 자신감이 부족해서 다른 세력과의 연대를 주장하는 경우 선거에세 대부분 패배한다”며 “우리가 주도적으로 무엇을 하겠다고 하지 않고 단순히 다른 세력에 대한 반대를 기치로 내걸고 선거를 하다보면 패배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 우리 당과 우리 여러 대선후보들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가 무엇을 하겠다고 일관되게 밀고 나가면 결국은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며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다고 꿋꿋이 무소의 뿔처럼 갈 때, 국민들이 신뢰를 보낼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과 지난해 총선을 언급한 뒤 “정치인과 정당은 민심에 역행하면 안된다라는 교훈을 저 스스로도 얻고 확인할 수 있었던 그런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번 대선의 의미에 대해 “반보수와 반부패기득권세력이라는 두 개의 전선”으로 표현했다. 그는 우선 반보수에 대해 “이제 다음 정권은 보수세력이 맡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결국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민주당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제일 유력한 후보이고, 또 만약에 제가 노력해서 인정받아 국민의당 후보가 된다면 결국은 문재인 전 대표와 저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국민들은 과연 누가 더 정직하고, 또 누가 더 능력이 있고, 누가 책임져왔는지 그런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부패기득권세력에 대해서는 “대선 이전에 할 수 있는 개혁들을 하자는 개혁세력과 나중에 하자라고 주장하는 수구의 대결로 나뉠 것”이라며 “오늘 할 수 있는 개혁을 내일로 미루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과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공정과 관련, “실력 있는 사람과 실력은 없지만 빽만 있는 사람이 싸웠을 때 빽만 있는 사람이 이겨 온 거라는 걸 모든 사람들이 확실하게 알게 됐다”며 “사회 모든 분야에서 공정함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라는 게 국민들의 요구”라고 말했다.

책임에 대해선 “한국정치 만악의 근원이 책임지지 않는 것에서 온다”며 “우리 대한민국은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나라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것이 노무현 정신”이라며 결선투표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결선투표제가 없는 상태에서는 정치인들에 의한 연대가 시도되지만, 결선투표제가 되면 국민에 의한 연대가 실현될 수 있다”며 “이런 당위성에 문재인 전 대표도 동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초 여론조사를 보면 저는 지금 2등 안에 안 든다. 유불리를 따져서 주장하는 게 아니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그리워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유불리를 생각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고 결단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의당에 대해 “연대보다 자강이 먼저”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선거들을 보면 결국은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고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걷는 정당, 걷는 후보가 이겼다”며 “새누리당에서 반기문 총장에게 자꾸 구애를 하는데 그게 결국은 자신 없다는 표현이고, 그래서 질 것이며 민주당이 대선 등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했던 것도 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속한 정당에 대한 믿음이나 그 정당 내 대선후보에 대한 믿음 없이 계속 외부만 두리번 거리는 정당에 국민들이 믿음을 주지 않는다”며 “국민의당이 공학적인 연대를 시도하기보다는, 국민의당을 개방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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