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6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더라도 퇴진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날 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JTBC 등 다수의 언론들은 즉각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 민심을 거부하고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공영방송 MBC는 관련 리포트에서 박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의 발언만을 전하며 ‘청와대 방송’의 모습을 이어갔다.

▲MBC<뉴스데스크> 6일자 톱뉴스 보도 화면 갈무리.

박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4일 앞둔 6일 여당 지도부를 만나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되더라도 헌재의 과정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했다. 또한 “탄핵이 가결되면 그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헌재에서 사실관계를 놓고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MBC의 메인뉴스 <뉴스데스크>는 이날 관련 뉴스를 톱으로 뽑아 보도했다. 손령 기자는 <박 대통령 "탄핵 가결돼도 헌재 보며 담담하게 갈 것">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안 추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며 “(박 대통령은) 4월 퇴진, 6월 대선 일정의 새누리당 당론이 정해진 뒤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쭉 해왔다고도 밝혔다”고 리포트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정국을 안정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당론을 정한 것으로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고 정 원내대표의 말을 전했다. 또한 ”정 원내대표는 더 이상 당론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자유투표 방침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용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이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민심을 거부한 것을 두고 마치 탄핵을 수용한 모습으로 리포트한 것이다.

이후 손령 기자는 리포트에서 “박 대통령은 국정을 풀어볼 마음이 간절했지만, 야당과 영수회담이 이뤄지지 않았고, 국회 추천 총리 제안도 야당이 거부했고, 추미애 대표와 대화도 무산됐다고 말했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국민과 의원들에게 두루두루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MBC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책임이 있는 박 대통령이 야당에 책임을 덧씌우려는 모습을 그대로 전하고, '법적인 문제'는 인정하지 않고 추상적인 사과만 거듭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리포트, 사실상 '대통령 감싸기' 보도 행태를 보였다.

KBS<뉴스9>는 이날 <박 대통령 “자유 투표 허용…헌법 절차 따를 것”>(11번째, 최동혁 기자)에서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헌재 심판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해, 헌재의 심판 전에 하야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MBC와 마찬가지로 ‘보도참사’라는 지적을 받은 KBS도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하야를 거부했다’고 풀이했다.

▲JTBC<뉴스룸> 6일 1부 톱뉴스 화면 갈무리.

같은날 JTBC<뉴스룸>은 박 대통령의 입장표명에 대해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민심에 사실상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돼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리포트했다. 또한 “(청와대 관계자는) 탄핵안이 가결돼도 201표로 가결되는 것과 230~40표로 가결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보도하며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와 회동을 가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상 박 대통령이 헌재에서 승부를 걸기 위해 새누리당 지도부에 ‘찬성표 최소화’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어 “‘(청와대 관계자는) 여전히 대통령은 억울하게 생각한다"며 "헌재 판결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인용되거나 기각될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뉴스룸>은 “결국 사태 초기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보여줬던 인식, ’법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자진사퇴를 원한다면 탄핵하라‘는 기본 인식에 여전히 변화가 없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풀이했다.

손석희 앵커는 ‘3차 담화 이후 이번 사태와 관련 대통령이 직접 소명하겠다’고 한 것을 거론하며 “결론적으로 보자면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대통령은 검찰의 질문도, 기자의 질문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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