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 호응을 받으려면 그 시의 적절성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 내용의 적절성을 다음으로 따진다.

강추 : 한겨레 <“뜻밖 내정에 멍해져…인권현장 잘 몰라”>

▲ 7월 17일 한겨레 3면의 현병철 국가인권위장 내정자 인터뷰
어제 오늘의 ‘핫이슈’는 현병철.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인권위 위원장으로 현병철 한양대 사이버대학장 카드를 내놓은 지 하루 만에 이명식과 취임식을 강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모든 것이 하루 이틀 새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나 현병철이란 인물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듣보잡’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때 한겨레가 오늘 신문에서 현병철과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여기에서 힌트를 찾아볼까?

현병철이란 인물은 먼저 임명 당일에 청와대 비서진들에게 ‘직책’에 대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뜻밖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왜냐? 전공도 헌법이 아니기 때문. 실제 그는 인권과는 거리가 있는 민법을 전공으로 한 인물이다. 그리고 고백도 한다. “인권위 업무에 대해 모른다”고. 자신은 있어 했다. “대통령과 악수 한번 한 적이 없었다”며 “법학자가 추구하는 최선의 가치가 ‘인권’”이란다. 이 답엔 물음표.

혹,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의 낙마로 충격 받아 ‘이명박과 악수 한번 한 적 없는’ 인사로 내정한 것은 아닌지, 그렇다고 인권을 잘 알아 반인권 정부에게 타격을 주면 안되는 MB정권에만 적당한 인물로. 강추기사로 한겨레 인터뷰기사를 뽑긴 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이 사회에서 ‘인권’이란 이름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한 물음이 없었다는 것.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임 인권위원장 사퇴와 인권위 축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촛불집회에 나타는 인권문제는 또 어떻게 보는가?”, “보수진영에서 북에 삐라를 뿌리며 북한인권에 대해 인권위가 나서야 한다는 물음에 대한 답은? 같은….

쨋든, 전깃불에 콩 구워 먹듯 하던 임명 및 취임식에 문제가 생겼나보다. 오늘로 예정했었는데 못하게 됐다는 속보가.

비추 : 한국경제, <“EU와 FTA로 부품소재 일 의존 판도 바뀔 것”>

▲ 7월 17일 한국경제의 김종훈 통산교섭본부장 인터뷰
최근 ‘핫이슈’ 사안은 한․EU FTA. 때문에 인터뷰 시기는 적절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제일 쟁점으로 다뤘어야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최대의 논란이 되고 있는 “한·EU FTA가 ‘타결’된 것인지, 아니면 ‘NO 타결’인지”였어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3일 타결선언을 하자마나 타결이 아니라는 의혹이 불거져 나왔었다.

어제 한겨레는 “한-유럽 FTA ‘최종 타결’ 없이 ‘타결’ 발표”라는 기사를 통해 “발표문엔 ‘compromise’라고 되어 있다며 일반적인 대외조약이나 협상 등에 있어서는 ‘agreement’라는 표현을 쓴다”고 지적했다. 경향 역시 “‘타결’ ‘아직’… 한-EU ‘FTA 온도 차’”라는 기사를 통해 스웨덴 정부가 운영하는 EU 의장국 사이트의 ‘뉴스기사'란에는 “27개 EU회원국과의 FTA 협상은 현재 계속되고 있다”고 돼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AP,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도 라인펠트 총리 발언을 인용해 잔여 쟁점이 있어 EU 회원국들이 아직 협정문에 서명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그리고 FTA를 여러 나라들과 체결하는 것이 과연 좋겠는가하는 의문도 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경제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듣는다’라는 인터뷰에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시원스런 답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힘은 없었다.

한국경제는 “‘사실상의 타결’에 대한 논란이 있다. EU 회원국들이 모두 동의하는데 문제는 없나”라고 물었고, 김종훈 본부장은 “어떤 국가도 명시적으로 반대를 표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궁금한 것은 타결이 됐는지 안된 것인지, 이명박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다. 논란이 된 ‘에릭슨’처럼 말이다.

이런 논란보다는 ‘해명’에 가까운 김종훈 본부장의 말을 중심에 둔 한국경제의 인터뷰기사는 때문에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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