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 공동폭행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YTN 노조원들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구본홍 YTN 사장이 노종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장의 ‘폭행’ 혐의와 관련해 “(폭행 혐의에 대한) 분명한 책임과 잣대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사실상 노 지부장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구 사장은 16일 오후 2시30분,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노종면 지부장 등 노조원 4명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 “(노 지부장은)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후배이지만 폭행은 고소를 취하할 것을 강요하는 (노조원들의) 집회에서 발생한 폭행이었고, CEO에게 물리적 행동을 가하는 것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구본홍 사장(맨 왼쪽)이 16일 오후 2시15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송선영
지난달 11일에 이어 형사5단독(유영현 판사) 519호 법정에서 열린 이날 공판에는 노종면 지부장, 현덕수 전 지부장, 조승호 기자,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 등 4명이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으며, 검찰 쪽 증인으로는 구본홍 사장, 김백 경영기획실장, 나은수 총무부 구매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YTN 노조원들이 구본홍 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지목된 지난 1월29일은 구 사장을 비롯한 회사 쪽이 노조원 19명을 사장실 점거 농성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추가 고소한 게 드러난 날로, 당시 노조원들은 감정이 격한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노조원 변호를 맡은 민병훈 변호사는 지난달 11일 공판에서 “공소장의 말미에 (공동폭행 혐의와 관련해) ‘공모하여’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회사 쪽이 입사 4년차 기자들까지 무차별적으로 형사 고소하는 것에 대한 항의로 노종면 지부장이 우발적으로 구본홍 사장의 가슴을 밀쳤고, 이에 곧바로 사과해 구 사장도 이를 받아들였다”며 “공동폭행이 아니었고, 지난 4월1일 합의로 공소 기각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노종면 등 YTN 노조원 3명 구속영장 청구)

노종면 지부장은 이와 관련해 “1월29일 당시 상황에서 내가 말할 때 다른 노조원들은 조용했고, 오히려 왜 위원장이 흥분을 하냐며 의아해했다”며 “그 상황이 공동폭행으로, (구 사장에 대한) 폭행을 도와주기 위한 위협으로 느꼈냐”고 구 사장을 향해 물었다.

구 사장은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 사이에 갇혀 있었기에 다 기억할 수 없다”고 말했으며, “현덕수, 조승호 피고인은 공동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데 공동폭행을 했다는 기억이 있냐”는 현덕수 전 지부장의 질문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기억 못 하겠다”고 말했다.

구 사장의 출근을 방해한 날짜로 지목된 지난해 12월12일, 구 사장의 출근을 방해했는지를 두고 노조 쪽과 회사 쪽 관계자 사이의 치열한 공방도 오고갔다. 당시 언론노조 노조원들은 가처분 결정 인용으로 구 사장의 출근을 저지할 수 없게 된 YTN 노조를 대신 해 구 사장의 출근을 저지한 바 있다. (관련 기사: ▷가처분 결정, YTN 갈등 되레 격화)

▲ YTN 노조원들이 16일 오후 2시20분 법정 출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YTN노조
김백 경영기획실장은 ‘이날 언론노조의 행동을 노종면 지부장이 지시한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변호사의 질문에 “언제나 YTN 노조는 사장 문제와 관련해 언론노조와 긴밀한 의견을 교환 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과정에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과 노종면 지부장이 있었던 것으로 봤다. 안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도 ‘구 사장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올 때 어떤 과정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냐’는 노종면 지부장의 질문에는 “그 엘리베이터 상황이 혼란스러웠기에 상황을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또 “언론노조가 사장의 출근을 저지 한 뒤 노종면 지부장은 17층 대회의실에 와 확대간부회의를 무산시키는 등 단상을 집어 내팽개쳤다”며 “높이가 1M20~30cm, 폭이 50~60cm정도 되는 나무로 된 단상을 노종면 지부장이 집어던졌고, 1~20cm 들지 않았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종면 지부장이 집어 던졌다”는 이 단상은 현재 17층 대회의실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TN 노조원에 대한 다음 공판은 검사의 구형이 선고되는 결심공판으로, 오는 8월27일 오후 2시15분에 다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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