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 청와대 1급의 그 화려한 권좌를 안고 있는 춘추관장께서 취임 일성으로 한 주장이 ‘소통’이었죠. 그런데 춘추관장만 소통이요… 중도요… 상식이요… 합리요… 운운했지, 다른 청와대 멤버들은 온통 ‘불통’입디다.

그나마 지난주부터 대통령이 중도강화론을 외치고, 4대강 죽이기에 대해서 모기 다리만큼의 양보 흉내를 내었고, 생계형 서민들에게 은전을 베푸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는데요. 저는 그런 것이 불만입니다.

▲ 이상휘 청와대 춘추관장.
소통으로 기대하는 것은 전시행정의 결과로서 지지율 상승이 아니라, 그 진정한 마음의 전달입니다. 당신의 대통령께서 시장통을 휘젓지 말고, 용삼참사의 희생자들을 위해 깊이 머리 한 번 숙여 주면 안될까요.

시장통에서 그나마 하루 벌어 하루 풀칠하는 사람은 그나마 나은 사람이지요. 용산에서 벌써 6개월 이상 갇혀 있는, 죽은 자들의 딸이요 그들 아내들의 고통을 당신의 대통령이 한 번쯤 손 내밀며, 여러분들도 국민이요 여러분들도 제가 책임져야 할 백성입니다… 그런 한 마디 쯤 해 주면 좋겠습니다.

일본을 다녀오고, 미국을 다녀오고… 세계 각지를 휘젓고 다니면서도… 한반도 남쪽의 많은 국민들(65%)이 당신의 대통령을 외면하는 이유는… 단 한 마디로 표현하면, MB가 만나고 싶은, MB가 웃을 수 있는 국민들과 접촉한다는 거죠.

이명박 대통령이 용산을 만나고 정세균 민주당 대표나 이강래 원내대표를 만나고,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를 만나고,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현 정국의 불통을 소통으로 바꾸는 행보라고 많은 국민들은 생각하는데, 청와대 일부 꼴통들께서 그 만남을 저어하는 이유는 뭘까요.

소통은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행위입니다. 이 관장께서 말했던 ‘소통’도 자율과 독립을 전제한 것이지요. 그나마 이 관장이 항상 되뇌던 ‘중도강화론’이 형식적이든 절차적이든, 대통령의 발언으로 ‘외화’되었지만, 그 전시행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정책’입니다.

좌파, 빨갱이는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니다라는 선입견이나 편견으로부터 유연하게 탈출할 때 이 관장이 모시는 대통령이 존경받을 수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쌍용차에 좌파집결 운운하는 조선·동아·중앙일보에 대해서 보은하려는 갖은 수단을 다 구사할 때는, 역사의 죄인으로 이 관장께서 모시는 대통령이 기록될 것입니다.

60년대 반일투쟁을 벌였다는 대통령의 그 초심, 그것은 오로지 적이라고 간주하는 이들을 만나 듣고, 아군이라는 이들을 만나 질책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감동하는 겁니다.

소통하면 모든 것이 형통할 수 있다고 믿는 이 관장께서… 당신의 대통령께 진언해 주십시오. 국민들은 이데올로기보다 믿을 수 있는 대통령, 우파의 대통령이 아니라, 고소영의 대통령이 아니라, 두루 온누리가 인정하는 대통령으로 설 수 있도록 진언하는 그런 춘추관장이었으면 합니다.

이 관장.

이제 3년 남짓 남았습니다. 적어도 당신의 대통령이 좌우의 날개로 훌쩍 날았던 장산곶매의 한국적 가치를 실현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최저생계비 86만3천원의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기억하십시오. 이 관장이 포항 부두 하역자로서 받았던 8만원의 그 고통을 대통령이 인식할 수 있게 조언하고 진언하십시오.

춘추관장, 청와대 1급의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진정 이 땅에 ‘없는 이들’을 위해서, 이 관장이 바닥에서 고통받고 고민했던 그런 세상을 위해서, 진언하고 충언하는 그런, 쉽지 않은 그런 참모, 그런 1급참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이 관장… 소통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반드시 해야 할, 할 수밖에 없는 행위임을 춘추관장 당신만 행하지 말고, 당신의 대통령도 행할 수 있도록, 그래서 최소한 남은 3년을 헛되이 보내지 말게 해 주시길 원하고 또 원합니다.

기자와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당신의 대통령과 기자의 소통, 당신의 대통령과 용산의 소통, 당신의 대통령과 야당의 소통에도 춘추관장의 역할이 있음을 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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