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선착장에서’ 포스터. <사진제공=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미디어스=박봉민 기자] “뭍에 묻어 달라”. 연극 「선착장에서」는 어느 섬 처녀의 죽음을 통해 현대사회 인간의 헛된 욕망과 허위의식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인천시립극단은 내달(11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 간 연극 「선착장에서」(박근형 作)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2005년 명동 삼일로 창고소극장 30주년 기념작으로 초연돼 그 해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하기도 한 연극은 섬과 뭍,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 패배한 자와 승리한 자 등 익숙한 대비구도로 극이 진행되지만, 결국에는 죽은 자를 제외한 모두가 ‘진실과 순수’를 짓밟은 가해자란 사실을 보여주며 옳고 그름의 문제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연극 ‘선착장에서’의 한 장면. <사진제공=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특히, 연극은 ‘울릉도’라는 작은 섬에 투영된 우리의 오늘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무수한 권위의식과 지독하기만큼 평범한, 그래서 더욱 불편한 우리의 오늘. 연극 「선착장에서」는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울릉도 처녀 명숙을 통해 지극히 나약한 우리를, 명숙의 죽음을 대하는 마을사람들을 통해 지극히 이기적인 우리를 그려낸다.

그래서 연극은 그저 웃고 즐기기엔 다소 불편하지만, 반드시 직시해야할 진실과 마주하게 한다.

이번 공연을 연출한 이완희 인천시립극단 훈련장은 “극장 문을 나서면서, 또는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문득 이 가해자들의 모습 중 누구 하나가 나랑 닮았다는 생각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지독한 현실과 마주하게 될 연극 「선착장에서」는 내달(11월) 4일부터 13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과 토요일 오후 3시, 7시 그리고 일요일 오후 3시에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월요일에는 공연이 없으며 고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연극 ‘선착장에서’의 한 장면. <사진제공=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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