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계에 큰 사건이 일어나면 연예계에 반드시 뭔 일이 생긴다. 정치계가 혼란하면 연예인 가십 뉴스가 반드시 등장한다.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그렇기에 늘 배경이 뭔지를 살펴야 한다.

그룹 위너의 남태현과 배우 정려원의 열애설이 불거졌다. 연예계에 뭔 일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오보란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정치계에 큰 사건이 보였다. 현재 정치계의 핫이슈인 ‘최순실 사건’이 바로 그것.

전날 JTBC는 ‘K스포츠 재단에 최순실이 직접 관여한 사실이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도는 재단 관계자 이 씨의 실제 인터뷰가 있기에 톱뉴스가 됐어야 했다. 그러나 ‘남태현 정려원 열애설'로 이 보도는 묻혔다.

그룹 위너 남태현 Ⓒ바람나그네

중대형 포털에서도 ‘최순실 K스포츠재단 관여’ 뉴스를 찾아보기 힘들다. 최순실을 검색해야 뉴스를 볼 수 있는 현실이다. 실시간 키워드에 당연히 등장해야 할 ‘최순실’을 찾기 힘든 이유는 ‘단독’ 뉴스로 눈 돌리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남태현과 정려원의 열애설은 정려원 측에서 부인을 했기 때문에 오보로 판명이 났다. 그러나 언론은 이를 두고 한쪽에서 부인을 하고 한쪽에서 노코멘트 한다고 그것까지 문제 삼고 있다.

문제를 삼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화제를 가져가려는 욕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대열에 끼고 싶은 이유도 있어서다. 언론의 생떼는 단순 소식 전하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쪽에서 노코멘트한다고 그것을 문제 삼아 마뜩치 않다고 말하고 있는 현실이다.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하는 모양새가 바로 그것.

하지만 YG엔터테인먼트는 지금까지 아티스트의 열애설에 공식 대응한 적이 없다시피하다. 대부분이 노코멘트였는데 새삼스레 묵묵부답이라고 하는 것은 언론의 생떼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배우 정려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와 달리 정려원은 개인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밝혔을 뿐인데, 그것을 두고 문제를 삼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YG가 열애설에 대해 대부분 노코멘트로 일관한 것은 기존에 밝혔듯 열애는 개인의 사생활이기에 보호 차원에서라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모를 언론이 아니기에 더 한심하게 보이는 것.

게다가 현재 남태현은 심리적 안정 차원에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에선 무척이나 안타깝고 예민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에 더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대응하라는 것은 언론의 폭력으로밖에 볼 수 없다.

또한, 권력의 시녀처럼 온통 허위 기사를 단독으로 달아 화제를 돌리는 행위 때문이라도 이런 보도태도를 비판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설령 사귄다고 한들 지금 단독을 낼 필요는 없는 보도다. 가치가 떨어지는 단독이라 할 수밖에 없다. 시기상 터트려서 좋은 보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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