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즌의 프로야구에 있어, 100경기가 훌쩍 넘는 시즌 경기는 물론 포스트시즌에 접어들면 매 경기가 중요합니다.

벼랑 끝에서도 부활이 가능하고-2013년 한국시리즈가 그러했죠-, 리버스 시리즈와 같은 반전이 또 다른 매력이 되기도 하는 포스트시즌의 각 경기들! 그럼에도 우리는 ‘1차전 승리팀의 시리즈 우승 확률’ 같은 데이터를 재미있게 참고합니다.

오늘 펼쳐지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 역시나 앞선 모든 시리즈에 함께했던, 늘 반복되는 말이 함께합니다. ‘이 경기가 가장 중요합니다’라고!

와일드카드 2차전, 9회말 1사 만루에서 LG 3번타자 김용의가 희생플라이를 날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차전을 LG가 잡으며 유리하다 했지만, 사실 그 LG는 와일드카드 1차전을 내주며 국내 프로야구 첫 와일드카드 2차전을 치른 팀. 공교롭게도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넥센에게 2차전을 내주며 시리즈 동률을 이뤘습니다.

넥센의 밴 헤켄에게 꽁꽁 묶인 경기라고도 볼 수 있는 패배였습니다만, 분위기는 팽팽해졌죠. 하루 쉬어가는 타이밍이 LG에게도 분명 조금은 도움이 되었을 터, 오늘부터는 잠실에서 2연전입니다. 그 잠실 준플레이오프의 시작, 3차전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 하는데요.

일부에서는 오늘 경기뿐만 아니라, 내일까지도 중요한 포인트라는 지적도 합니다. LG의 경우 에이스 허프가 당연히 잡아야 하고, 내일도 잡아야 플레이오프 가능성이 높다 하죠. 이유는 5차전까지 가면 밴 헤켄을 다시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리하다는 거.

넥센 신재영(왼쪽)과 LG 허프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러 이유에서 합당한 분석들입니다만, 이 계절이면 늘 이런 이야기들 앞에 같은 생각이 스치웁니다. "도대체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있는가?".

오랜만에 가을야구가 일이 아닌 ‘남의 일’이 된 2016년, 2011년에도 비슷한 관점에서 포스팅을 했던 생각이 스친 ‘지금 오늘 이 순간이 중요한’ 가을야구! -당시엔 "포스트시즌 늘 오늘 경기는 중요하다"라는 제목으로 비슷한 생각을 거칠게(?) 썼죠.-

오늘 경기를 잡아야 내일의 소중함도 담보되는 하루하루의 승부, 그 짜릿함을 기다리며 가을야구를 관전하는 미묘한 호사를 조금은 더 즐기는 가을이 이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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