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경향신문 주말섹션 1면 <누구의 광장인가>

▲ 6월4일치 경향신문 주말섹션 1면.
경향신문이 물었다. “서울광장은 누구의 광장일까?” 경향신문은 이에 대해 답했다. “잔디를 위한, 잔디에 의한 광장”이라고.

서울시는 4일 오전 5시40분경, 경찰 차벽으로 봉쇄했던 서울광장을 풀었지만, 광장은 여전히 서울시의 알량한 조례에 의해 봉쇄될 수도, 풀릴 수도 있는 공간으로 남아있다. 시민들을 위한 광장의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서울광장을 두고 소유권 논란이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경향신문은 서울광장에 대해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면 보호받고, 촛불을 켜면 물대포를 맞는 불화의 공간”으로 정의하며 “끝내 시민사회가 꿈꾸던 ‘오프라인 아고라’는 아니었다”고 일갈했다.

4일 오전에 봉쇄가 풀린 서울광장이 언제, 어떤 식으로 경찰 차벽으로 막힐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광장은 국가의 것도 개인의 것도 아닌, 공민적 권리를 가지고 더불어 사는 주체인 ‘시민’의 것이고 민주주의를 위해 정치의 민주화가 필요하듯이 광장과 같은 ‘공간의 민주화’는 사회 전체의 민주화를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일이다. … 정부나 서울시가 서울광장을 제도권력의 공간으로 착각하고 독점, 통제하려고 하는 것은 현 집권세력이 그만큼 반민주적이라는 사실을 공간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광장 폐쇄는 현 정부의 부도덕성과 정치적 비겁함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

비추: 한국경제 39면 사설 <‘경제위기’ 벌써 잊어버렸나>

▲ 6월4일치 한국경제 39면 사설.
“아직 경제위기의 한가운데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우리나라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국경제가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해 걱정을 표하고 나섰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심을 추스르는데 앞장서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쇄신을 요구하면서 당정청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고, 서울대와 중앙대의 ‘전체 교수사회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는’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는 것은 혼란과 갈등 분열을 더욱 부추기는 역효과로, 걱정스럽다고 한다. 쉽게 말해, 경제를 살리는 일 이외의 모든 현상들이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경제가 바라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무엇일까? 그저 밥만 꾸역꾸역 먹고, 돈을 벌면서, 별일 없이 생각없이 송장처럼 살아가면서, 그저 경제 살리는 일에만 충실해야 하는 걸까?

아직 민주주의 위기의 한 가운데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불통과 일방통행에 꽉 막혀 울분을 토하는 국민들의 분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저 ‘경제’만을 강조하는 대통령이나, 이런 대통령과 똑같이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고 나선 한국경제를 보면서 한숨이 나오는 것은 비단 미디어스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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