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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뉴스 대신 북핵 뉴스 내보내라”YTN 간부, 뉴스 순서 무리하게 변경…노조 반발
송선영 기자 | 승인 2009.05.28 20:07

YTN 한 간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보도 대신, 북한 핵 관련 보도를 앞으로 배치하기 위해 뉴스 순서(런다운)를 무리하게 변경할 것을 지시해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노종면)가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는 YTN 내부에서 “회사 쪽이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보도를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 구성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YTN노조에 따르면 문아무개 편집부국장은 지난 27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밤 9시경과 11시경 두 차례 20층 보도국에 나타나, 뉴스 순서에 톱기사로 되어 있던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보도 대신 북핵 관련 보도를 톱기사로 대체할 것을 지시했다.

   
  ▲ YTN 리포트 화면 캡처.  
현재 YTN은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임을 감안해 노 전 대통령 서거와 북핵 사태를 시간대 별로 교대로 배치해 짝수 시간대 뉴스에서는 북핵 관련 보도를, 홀수 시간대 뉴스에서는 노 전 대통령 서거를 톱기사로 보도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노조원은 “문 부국장은 밤 9시가 되기 5분 전 뉴스팀에 들어와 톱기사로 되어 있던 서거 보도 대신, 북핵 보도를 톱으로 내보내라고 재차 강요했다”며 “당시 현장에 있던 방송 스태프들과 PD들은 어이없어 하면서 ‘바꾸라는 근거가 뭐냐’고 항의했으나 그는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방송 5분전 상황이라 뉴스 순서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문 부국장은 밤 11시 쯤 다시 편집국에 와서 뉴스 순서를 바꾸라고 했고, 이에 PD들이 항의하자 ‘(추후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라’는 식으로 말했다”며 “결국 북핵 보도가 톱으로 가는 등 뉴스 순서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뉴스 편집을 총괄하는 편집 부국장이기에 개입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개별 뉴스에 대해서는 PD와 팀장이 최종 책임(권한)을 지는 것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다”며 “더군다나 이는 정상적인 개입도 아니고, 무소불위를 권력을 즐기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해서 언론이 욕을 많이 먹고 있는 상황인데 YTN도 관련 보도를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를 쇄신의 계기로 삼아 방송을 공정하게 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사측은 공정방송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YTN노조 “음주행패 부린 편집부국장 징계해야”

이에 대해 YTN노조는 28일 오전 ‘‘음주행패’ 편집부국장을 징계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한 조합원에 대해 ‘음주난동’ 운운하며 중징계가 내려졌던 일을 노조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문○○ 편집 부국장도 그에 합당한 징계가 뒤따라야 한다”며 “보도국장도 즉각 지휘권을 행사해 문○○의 보직을 박탈하고 후임자를 편집부국장에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노종면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 관계자가 뉴스 순서를 임의적으로 바꾼 것과 관련해 항의하러 문 편집부국장을 찾아 갔으나, 문 부국장은 “위협을 느낀다”며 112에 신고해, 경찰이 20층 보도국에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종면 지부장은 “노조원들 사이에서 근무 환경이 안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자제를 요청하러 올라갔는데 ‘얘기 좀 하자’고 했더니 문 부국장이 112에 전화해 ‘자기가 지금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 부국장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자리를 빠져나가 보도국장실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YTN 노 전 대통령 서거 보도 제대로 못하고 있어”

   
  ▲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미디어스  
현재 YTN 내부에서는 YTN이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보도를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서거 관련 보도 성명을 냈고, 구성원들은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YTN이 서거 보도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YTN은 당초 정치인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이 주로 조문을 하기 위해 방문하는 서울역사박물관 앞에 중계차를 설치했으나, 노조와 노조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지난 27일 대한문 앞으로 중계차를 이동했다고 YTN노조는 밝혔다.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YTN은 서거 당일 대한문 조문 인파를 중계 보도하지 못했고, 따라서 조문 인파가 운집한 상황과 경찰의 무리한 통제 등이 주요 현장 뉴스로 충실히 다뤄지지 못했다”며 “YTN은 현장에 중계차를 당일에는 내보내지 않았고 대한문 중계는 다음날인 24일 정오가 되어서야 이뤄졌으며 이 또한 세차례 중계가 고작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25일 정부의 공식 분향소가 설치되자 중계차가 대표 분향소인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이동했으며 이후 대한문의 라이브 상황은 단 한번도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조문 인파의 대한문 쏠림 현상을 극도로 부담스러워 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YTN의 이같은 보도는 조문객을 정부 공식 분향소로 유도하려는 의도로 판단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내부 구성원들도 지적하고 나섰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정치인과 고위인사들의 조문이 많죠. 정확히 말한다면 봉하마을, 대한문등 민심이 있는 분향소에서 쫒겨나거나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인사들이 가는 곳입니다. 이번 추모의 ‘야마’(주제, 핵심)는 자발적인 국민들의 추모열기와 그것을 통제하려드는 정부의 행태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문 중계를 철수하고 역사박물관 중계만을 탄 것이 사실이라면 분명 잘못된 결정입니다.” (노조원 1)

“‘전경 버스가 분향소를 막아주니 아늑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는 서울경찰청장의 말, 우리는 보도했습니까? 오늘 돌발영상에 나왔더군요.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라는 데듣고도 못 들은 척 한 겁니까? 아니면 기사가 안 된다고 판단하셨나요.” (노조원 2)

노종면 지부장은 이에 대해 “대한문이 아닌 서울역사박물관앞에 중계차를 설치하고,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보도 대신 북핵 보도가 올라가고, 한 간부가 음주 추태를 부리는 것을 종합해 볼 때 현재 YTN 보도는 문제가 있다”며 “이러한 것들이 조직적인 외압에 의해 진행되는 것인지는 현재 노조가 사례를 취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부국장은 <미디어스>의 인터뷰 요청에 당초 “홍보팀을 통해 공식적으로 문의하면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해준다”고 했으나, <미디어스>가 정식 공문을 홍보팀을 통해 보내자 홍보팀을 통해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송선영 기자  sincere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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